[오피니언] 고 조동진 목사 3주기를 보내며 < 오피니언 < 오피니언 < 기사본문



조용성 목사(GMS 순회선교사)
조용성 목사

(GMS 순회선교사)


‘역사를 모르면 역사를 지운다.’


총회세계선교회(GMS)는 1991년 총회 해외선교부에서 승격돼 시작됐다. 변화하는 세계선교에 발맞춰 혜안을 갖고 새롭게 출범한 것이다.


구(舊) ‘바울의 집’ 설립자인 고 조동진 목사(1924∼2020)는 한국선교의 개척자이다. 일찍이 도미(1956년)해 선교학과 교회행정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 서울 후암교회에 부임해 55세에 조기 은퇴하고, 한국 최초로 선교훈련원(바울의 집)을 세웠다. 한국 타문화권 선교사훈련원의 효시가 된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자리에 자랑스런 GMS 선교본부가 자리잡게 됐다. 필자가 본부 책임자로 근무할 때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의 비교우위 이야기가 많았다. 총신대와 장신대, 예장합동 교육국과 예장통합 교육국, 기독신문과 한국기독공보, GMS와 예장통합 선교부가 비교 대상이었다. 예장통합은 대부분이 예장합동보다 비교우위라고 주장하면서도, 다만 선교만은 예장합동이 비교우위라고 인정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교단은 변화하는 세계선교 흐름에 발맞춰 총회 해외선교부에서 GMS로 선교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고 조동진 목사의 유·무형 선교 자산과 역사가 있고, 그 자산은 GMS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역사의 중요성을 모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역사를 지운다’는 말이 있다. ‘바울의 집’과 ‘GMS’의 역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 역사를 지울 수 없고 지워서도 안 된다. ‘바울의 집’ 뿌리 위에 오늘의 GMS가 세워졌다. 역사를 알면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GMS는 역사를 바로 알고, 고 조동진 역사박물관과 선교 역사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앤드류 F. 월즈(Andrew Finlay Walls)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선교사 사역을 마친 후, 1966년 에든버러대학교 강단에서 일관성 있게 강조한 것이 있다. “다가오는 세계 기독교 선교 중심이 서구선교에서 비서구선교로 이동할 것이다.” 그의 예언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세계선교의 주도권은 서구에서 비서구 중심으로 이동했다.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는 선교사를 받던 나라에서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됐다.


고 조동진 목사도 1973년부터 앤드류 F. 월즈와 동일한 주장을 했다. 동서선교개발원(EWMC), 제3세계 선교운동(TWMA), 아시아선교협의회(AMA) 등을 설립해 서구 중심의 선교에서 비서구 중심의 선교를 주창하는 등 일련의 운동을 펼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새롭고 놀라운 도전이자 비전이었다.


이 같은 선교 혜안을 가진 선교학자가 GMS에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자랑이고 유산이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고 조동진 목사의 선교 역사를 지우면,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그를 잊어버리면 선교의 방향도 잃고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벌써 고 조동진 목사의 3주기가 되었다. 필자가 GMS 훈련원장 시절 매 기수 훈련생들에게 일관성 있게 강의했던 선교 명언이 새롭게 생각난다.


“산모 선교사가 되지 말고 산파 선교사가 되라! 거푸집 선교를 하고, 건물이 완성되면 그곳을 떠나라! 선교사는 가능한 현지 교단 리더십으로 들어가라!”


다시 한 번 고 조동진 목사 3주기를 맞으며 그가 주창한 선교 정신을 되새겨 본다. ‘역사를 모르면 역사를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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