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사유화 문제·재정비리 의혹
놔둔 채 이사와 전무 징계 추진해
비본질적 일 처리, 비난 직면할 것
▲지난 7월 24일 대책위 기자회견 모습. ⓒ크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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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독교서회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에큐메니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4일로 예정된 대한기독교서회(이사장 최원탁, 사장 서진한) 이사회 개최와 관련해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한기독교서회 이사회는 8월 4일 임시회의를 소집했으며, 주요 안건은 이사와 전무의 징계안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우리는 서회 이사회가 제기되는 사유화 문제와 재정비리 의혹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이는(이사회 개최와 안건은) 서회 정상화에 대한 교회와 사회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8월 4일 이사회가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에 문책은 외면한 채, ‘전무 징계’와 ‘이사 해임’을 시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사회의 책무을 망각한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며 “이를 실제로 실행한다면, 서회 이사들은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 “8월 4일 이사회에서 예정된 안건 처리를 즉각 중단하고, 오히려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에 우선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며 “현재 이사회가 처리하려는 안건은 시급하지 않다. 사유화 음모와 재정비리 의혹에 비하면 부차적 문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사안의 본질은 외면한 채 비본질적인 일을 먼저 처리한다면, 서회 이사회는 거대한 저항에 내몰리고 한국교회의 비난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공개서한 전문.
공개서한
재)대한기독교서회 이사들께 드리는 글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재)대한기독교서회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에큐메니컬 대책위원회>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교회의 3대 연합기관 중 하나인 재)대한기독교서회(이하, 서회)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서회가 사유화의 길을 가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경영과 관련하여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등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에 앞장서 온 우리는 서회와 관련한 의혹이 해소되어 서회가 명실상부한 교회연합기관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재)대한기독교서회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에큐메니컬 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인사들과 면담하면서 서회의 사유화 음모가 진행되고 있고, 재정비리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본 대책위는 이후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5월 15일에는 회원이사들을, 5월 23일에는 교단파송 이사들을 초청하여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또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최원탁 이사장을 직접 방문하여 설명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사들과 최원탁 이사장은 대책위의 초청과 면담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본 대책위는 서회가 대표로 선임한 박종화 이사, 정지강 전 사장, 이재호 감사 등 세 분과 본 대책위를 대표한 남재영 목사, 박경양 목사, 정진우 목사 등이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간담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당시 서회 측은 본 대책위가 제기하는 의혹에 대한 ‘팩트체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서 본 대책위는 이를 적극 수용했습니다. 그리고 양측 대표 2-3인이 공동으로 ‘팩트체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서회 측은 이를 거절하고 제3의 기관을 통한 ‘팩트체크’를 제안하였습니다. 본 대책위는 이를 수용해 제3의 기관을 양측이 합의할 것을 제안했지만 서회측이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서회측이 먼저 형사고발을 통해 ‘팩트체크’를 하자고 제안하여 본 대책위가 받아들여 형사고발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서회는 다시 이에 대한 합의를 거절하였습니다. 이후 서회 측은 정지강 목사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형사고발을 통해 ‘팩트체크’를 하고, 나머지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 서회의 공식입장임을 전해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서회측은 대화 제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본 대책위는 이 문제가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라고 판단하고 서회 회원교단 교단장을 면담하고 상황을 설명하고, 교단장들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교단장들은 본 대책위의 설명을 듣고 놀라움과 강한 우려를 표시하며 교단장들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서회 측은 대책위가 자신이 있으면 형사고발을 하면 될 것인데 왜 교단장들을 만나겠느냐며 사실을 호도하거나, 차기 사장은 어느 교단이 맡게 되는데 왜 나서느냐 라고 하거나, 이 사안이 이사와 경영진 사이의 갈등 혹은 복수혈전이라고 호도하였습니다. 서회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교단장들이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을 방해해 왔습니다.
그리고 본 대책위가 지난 7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유화 음모와 재정비리 의혹을 공개한 후, 서회는 8월 4일에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이사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회 이사들은 서회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및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고, 이는 설립자인 감리교회와 장로교회 등 한국교회로부터 위임받은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서회 이사들은 민법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드려진 헌금으로 설립된 서회가 적자경영이 계속되는 가운데서 사유화 음모와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 등 재정비리 의혹이 제기되었다면 한국교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량한 관리자인 이사들은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의무라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8월 4일 개최되는 이사회는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에 문책은 외면한 채, ‘전무 징계’와 ‘이사 해임’을 시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이사회의 책무을 망각한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리고 이를 실제로 실행한다면 서회 이사들은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본 대책위는 8월 4일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예정된 안건 처리를 즉각 중단하고 오히려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에 우선 집중할 것을 요구합니다. 현재 이사회가 처리하려는 안건은 시급하지 않습니다. 사유화 음모와 재정비리 의혹에 비하면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본질은 외면한 채 비본질적인 일을 먼저 처리한다면, 서회 이사회는 거대한 저항에 내몰리고 한국교회의 비난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서회는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와 장로교 의료선교사 헤론 등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한국선교를 시작한 선교사들이 외국 교회와 신자 그리고 한국교회를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통해 독자 건물을 확보하고, 국내외 선교사 150명이 약 6,000원의 대지 구입자금을 기부하여 자산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회는 한국교회의 선교역사가 집합된 역사적인 기관이자,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만들고 물려받은 유산입니다.
이런 자랑스런 서회에서 사유화 의혹과 재정비리 의혹이 제기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사장과 이사들은 엄중한 책임감과 부끄러움을 느껴야 마땅합니다. 그럼에도 이사장과 이사들은 경영진과 일부 이사들이 자기변명과 자기 정당화를 용인하거나 두둔하고 있다면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본 대책위는 최원탁 이사장과 이사들께 강력히 요구합니다.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이사들이 신앙인의 양심과 서회를 사랑하는 마음, 또 한국교회를 향한 책임감이 있다면 서회를 바로 세워서 본래의 자리에 되돌려 놓는 일에 앞장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한국교회와 서회를 사랑하는 믿음의 형제이자 동역자의 이름으로, 최원탁 이사장과 이사들께 호소합니다. 훗날 한국교회가 여러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숙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믿음의 선조들이 피와 땀을 흘려 세우고 이끌어 온 서회를 무너뜨린 부끄러운 인물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히려 서회의 낡은 옛 시대의 문을 닫고,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어 낸 자랑스런 인물로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최원탁 이사장과 이사들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2023년 8월 3일
재)대한기독교서회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에큐메니컬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