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독교인 여성들 상대로 한 폭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여성들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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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거리에서 기독교인 여성 2명이 남성들에게 나체로 끌려다니다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지속되고 있는 폭력 사태가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마니푸르주 추라찬드푸르(Churachandpur) 지역에 기반을 둔 부족들 회의인 원주민부족지도자포럼(Indigenous Tribal Leaders’ Forum, ITLF)은, 주로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쿠키족 부족 여성들을 상대로 한 12건의 폭력 사건이 담긴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보고서는 “이 사건들은 지난 5월 3일에서 7월 6일 사이에 쿠키족 여성을 대상으로 저지른 혐오스러운 범죄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주로 이 지역의 힌두 메이테이 부족은 지난 5월 3일 쿠키조(Kuki-Zo) 부족에 대한 인종 폭력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도 이를 지속하고 있다.
ITLF에 따르면, 5월 3일 이후 마니푸르에서는 최소 129명의 쿠키조 부족민들이 사망했고, 292개의 마을이 불에 탔으며, 4,550채 이상의 집이 불에 타거나 파괴됐으며, 357개의 교회와 종교 건물이 불에 탔다.
이번 갈등은 지난 4월 마니푸르 고등법원의 명령에 의해 촉발됐다. 당시 고등법원은 주 정부에 “부족 목록에 메이테이 공동체를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하라”고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잠재적으로 메이테이족이 쿠키족 지역의 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기에, 두 부족 간 다툼을 불러일으켰다.
5월 3일, 메이테이가 대다수인 임팔 지역에 있는 탕기 흐마르 부인의 집은 중병에 걸린 2명을 포함해 4가구 22명의 부족 기독교인을 위한 안식처 역할을 했다. 급진적 단체 아람바이 텡골과 메이테이 리푼이 이끄는 약 100명의 폭도가 도착해 이들을 위협하고 약탈한 뒤 떠나라고 명령했다.
탕키 흐마르 부인의 아들은 폭도에게 잔인하게 폭행당하던 어머니를 구하려다가 하수구에 버려진 뒤 간신히 탈출했다. 그녀에 대한 공격은 현지 여성들이 탈출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그들의 집은 약탈당하고 불에 탔고, 그들이 기르던 2마리의 개도 불에 타 죽었다.
그날 밤 마니푸르 정부 차관인 구자붕(Gouzavung) 여사와 그녀의 가족은 친척 집으로 피신했고, 다음날 오전 구호 캠프로 향했으나 이동 중 200-250명의 폭도에게 가로막혔다. 그녀가 정부 신분증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폭도는 차에 불을 지르고 공격했다. 그녀의 아들 굴랄상도 잔인한 공격을 받았고 모두 중상을 입었다.
5월 4일, B. 파이놈 마을은 도끼, 칼, 총으로 무장한 메이테이 공동체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았다. 마을은 약탈당하고 불에 탔다. 마니푸르 경찰은 소수의 마을 사람들을 구했으나 폭도에게 넘겼다. 폭도는 먼저 남성들을 살해한 다음, 여성들을 강제로 나체로 걷게 하고 집단 성폭행했다. 피해자 중에는 한 여성의 아버지와 남동생도 있었다. 7월 26일 이 사건의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광범위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5월 4일, 칭티안니앙 부인의 가족은 피난처를 찾다가 약 200~250명의 폭도에게 포위당했다. 그녀의 차량은 파손됐고, 남편과 시어머니는 구타를 당했으며, 그녀 역시 손, 머리,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그들은 그녀를 강제로 걷게 했고, 조롱 및 위협을 했다. 그녀가 마을 회관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그녀를 뒤로 끌고 갔고, 그녀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녀를 밀치고 조롱했다. 심한 머리 부상을 입은 그녀는 두개골 골절, 뇌혈전,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고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그녀는 퇴원 이후 남편과 시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됐다.
5월 4일 저녁 메이테이 폭도는 프롬파트 지역의 나이팅게일 간호학원(Nightingale Nursing Institute)을 침입했다. 당시 아그네스와 동료 쿠키조 부족 여성들은 그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신분증을 통해 그들을 식별한 폭도는 그들을 끌어내 잔인하게 폭행했다. 아그네스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방치됐다가 임팔에 있는 자와할랄네루 의학연구소에서 의식을 되찾았고, 나중에 군인들의 호위를 받아 추라찬드푸르 지역으로 대피했다.
같은 날 우리폭 일대에서 쿠키조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격자(메이테이 무장세력과 마피아 조직원)는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를 표적으로 삼았다. 폭력은 델리에서 살해된 소녀의 사진이 “추라찬드푸르에서 메이테이 여성이 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보도로 이어지면서 촉발됐다.
5월 5일, 코눙 마망 지역의 가마세차장에서 일하는 두 명의 쿠키조 여성들은 메이테이 폭도에 의해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방에 감금됐다. 그들은 이후 침묵을 지켰으나, 당시 외부 동료들이 들은 비명 소리로 그들이 강간, 성추행, 고문을 당했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방문이 열렸을 때 그 안은 희생자들의 피와 머리카락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한 고문을 견뎠음을 알 수 있었다.
5월 5일 밤, 람카 지역 병원의 간호사인 니앙호이칭 여사는 비너스 호텔 앞에서 메이테이 반군과 육군 수송대를 동반한 마니푸르 경찰 특공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5월 6일 캉폭피 지역의 45세 과부 티안담 바이페이는 아람바이 텡골, 메이테이 리푼 및 메이테이 반군에 의한 극악무도한 폭력을 당했다. 그녀의 몸은 절단돼 불에 탔다. 티안나 바이페이 수안탁 목사는 현지 법집행 기관과 함께 그녀의 시신을 확인했다.
5월 15일, 18세의 쿠키조 생존자가 임팔의 ATM에서 납치됐다. 그녀는 무슬림 자동차 운전자의 도움으로 탈출하기 전에 아람바이 텡골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
마니푸르에서 폭력 사태가 계속됨에 따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점점 거세지는 국내외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모디 정부는 이 사태로 인해 불신임 투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의회에서 확실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가 실각할 가능성은 없다.
이달 초 유럽의회는 5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부족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마니푸르주의 평화를 시급히 회복할 것을 인도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
결의안에는 “힌두교 다수주의를 조장하는 정치적 동기의 분열 정책과 무장 단체의 활동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정부군이 살인에 연루돼 당국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설명도 있었다.
결의안에 대해 인도 외무부는 유럽 의회를 비판하며, 이 문제는 전적으로 ‘내부 문제’라고 했다. 외무부는 “인도 내정에 대한 그러한 간섭은 용납될 수 없으며 식민주의적 사고방식을 반영한다”며 “인도 당국은 사법부를 포함한 모든 차원에서 마니푸르의 상황을 파악하고, 평화와 조화,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