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자 절반 “한국 선교사 이양단계다” < 선교 < 기사본문



한국선교를 자성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 현지에서 상당 부분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선교를 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에서도 거론되고, 개선해야 할 요소로 다뤄졌다. 이 개선과제는 이대학 선교사(국제풀뿌리선교회 몽골 대표) 등이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의뢰로 실시한 ‘몽골 선교 상황 인식조사’에서도 확인됐다.


몽골은 1990년 개방 이후 한국의 중요한 선교국 중의 하나였다. 자타 공인 몽골 선교에서 한국 선교사들이 끼친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한국 선교사들을 비롯한 각국 선교사들과 현지 교회들이 수고한 결과, 1990년 단 한 명의 기독교인도, 한 개의 기독교회도 없었던 몽골은 현재 700여 기독교회가 세워졌고, 기독교인도 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국 선교사들이 몽골 선교(교회)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현지인 및 현지교회에 대한 존중과 협력 부족이었다. 인식조사에서 몽골 목회자들은 ‘한국 선교사들이 몽골 선교(교회)에 끼친 가장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현지인 존중 부족’(24%), ‘군림하는 자세’(22.2%), ‘개인주의적 선교’(14.4%), ‘교단 및 교파 분열’(14%), ‘돈으로 선교’(10.5%) 순으로 응답했다. 한국 선교사들은 같은 질문에 ‘현지인 존중 부족’(21.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한국계 이단’(17.5%), ‘개인주의적 선교’(16.25%), ‘돈으로 선교’(15%), ‘교단 및 교파 분열’(11.25%) 순으로 응답했다.<표1> 두 그룹이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응답했지만, 상대적으로 몽골 목회자들은 한국 선교사들의 군림하는 자세를 크게 보고 있는 반면, 한국 선교사들은 한국에서 온 이단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한국 선교사의 개선과제는 ‘한국 선교사들은 몽골 목회자들을 얼마나 잘 존중하고 협력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 응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 질문에 두 그룹은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 선교사들은 70% 이상이 몽골 목회자들을 ‘어느 정도 존중하고 협력한다’(66.25%)고 생각하거나, ‘아주 존중하고 협력한다’(6.25%)고 생각했다. 그러나 몽골 목회자들은 한국 선교사들이 자신들을 아주 존중하고 협력하거나, 어느 정도 존중하고 협력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전체의 25%밖에 되지 않았다. 몽골 목회자들은 한국 선교사들이 자신들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것이 대부분 ‘보통’(53.8%) 수준이라고 보고 있으며, 거의 존중하고 협력하지 않거나, 전혀 존중하고 협력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0%가 넘었다.<표2>




현재 몽골 교회(선교) 상황에 대한 인식 또한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몽골 선교(교회) 상황은 선교사와 현지교회와의 관계에서 어느 단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선교사들은 약 1/4 정도가 아직 ‘개척’ 및 ‘부모단계’라고 인식했다. 반면 몽골 목회자들의 절반이 넘는 55.6%는 선교사들이 ‘이양’ 및 ‘철수를 할 단계’라고 보았다.<표3> 선교사들이 이양 및 철수할 단계라고 본다는 응답은 몽골 목회자들이 한국 선교사들보다 3배 정도나 많았다. 한국 선교사들의 57.8%가 현재 몽골 선교 상황을 현지인들과 ‘동역단계’라고 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긴 하지만, 몽골 목회자들과의 인식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선교사들이 현지 사역자들에게 모든 사역을 이양하고 철수를 할 경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두 그룹 모두 ‘신실한 지도자 선발’과 ‘재정적 자립 방안’을 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동일하게 응답했다. 다만 몽골 목회자들은 선교사들이 이양과 철수를 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역적 지도와 멘토링을 계속해서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만에 하나라도 실수를 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끝까지 믿어주며, 간섭하지 말고 신뢰해주기를 선교사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인식조사를 수행한 이대학 선교사는 “몽골 선교(교회)의 중심축이 외부 선교사에서 몽골 현지인 지도자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몽골 목회자들은 몽골 선교(교회)의 미래는 외부인 선교사들이 아니라 자신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이제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들은 몽골 교회의 선교적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변화된 몽골의 선교적 환경에 적합한 선교방법과 전략을 찾아 실행해 나가야 한다.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주도권을 겸손히 내려놓고, 선교지의 필요와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몽골 목회자들을 더 인정하고 존중하고 신뢰하며, 그들과 더불어 동반자적 선교 사역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선교사는 그러나 이러한 개선과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교사들이 몽골교회에 끼친 긍정적 영향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선교사는 “몽골 목회자들과 한국 선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몽골 선교(교회)의 부흥에 한국 선교사들이 크게 기여하고 영향력을 끼쳤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몽골 선교(교회)의 놀라운 부흥에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들이 크게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자 축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2023년 4월과 5월 현재 몽골 교회에서 사역 중인 몽골 지도자 106명과 몽골에서 사역 중인 한국 선교사 8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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