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 농성을 19일째 이어갔다.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으나 이 대표는 농성을 종료할 의사가 당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는 지금이 아니면 투기를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며 “체력적으로 거의 한계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이 대표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고 밝혔다.
건강상 문제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면 스스로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서도 단식을 이어갈 의사를 내비쳤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이 대표 단식 현장을 찾아 “오염수는 장기간 지속될 구조적 문제”라며 “국민이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단식을 그만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이에 대해 이정미 대표는 “아직 힘이 있다. (정부는) 해양투기를 기정사실로 여길지 몰라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겠다”며 “국민 마음을 모아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권유를 에둘러 거절했다.
이어 “핵오염수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게 왜 나라 망신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끝까지 일본 편을 드는 대통령이야말로 나라망신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대표가 여기 한 시간만 와서 서 있었으면 좋겠다”며 “(일본을 향해) 안 된다 말 한마디 하면 속 시원하겠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항의하며 지난달 26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오염수 방류와 관련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만큼 국민 불안감을 대변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의 방류 철회 가능성은 희박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대응과 입장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력과 지지층을 결집해 정치적 이익을 노리는 측면도 있다
다만 부정적 여론에도 정당 지지도에는 큰 변화가 없어 당내에서도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