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2명 사망·실종…서울선 첫 ‘극한호우’|동아일보


11일 전국 곳곳에 내린 국지성 집중호우로 급류에 휩쓸려 사망 또는 실종되거나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또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서울에선 첫 ‘극한호우’ 긴급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현재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밤사이 시간당 80㎜에 달하는 기습폭우가 내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산책하다 급류 휩쓸려…어린이집 천장도 붕괴

부산에 집중호우가 내린 11일 밤 부산 사상구 학장천에서 소방대원들이 야간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25분께 부산 사상구 학장천에서 60대 여성 A씨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2023.7.11 뉴스1부산에 집중호우가 내린 11일 밤 부산 사상구 학장천에서 소방대원들이 야간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25분께 부산 사상구 학장천에서 60대 여성 A씨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2023.7.11 뉴스1

부산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60대 여성 A씨가 실종됐다. A씨는 운동 약속을 위해 사상구 학장천에 갔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됐다. 함께 물에 빠진 지인은 구조물을 잡고 버텨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지만, A씨는 그대로 물에 떠내려갔다.소방은 학장천이 낙동강과 이어진 점을 고려해 해경과 협조, 낙동강 일대에서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A씨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실종자를 찾기 위해 밤새 집중 수색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경기 여주시에서는 시간당 최고 60㎜의 폭우가 내리면서 70대 남성 A씨가 소양천 급류에 휩쓸렸다. 약 3시간 뒤 A씨는 실종지점에서 100여m 떨어진 홍문동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산책하러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선 시간당 최대 51㎜에 달하는 장대비로 인해 어린이집 천장이 무너지며 물이 쏟아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시 어린이집에 있던 10여명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국은 어린이집 보육실 천장 위 우수관로가 일부 이탈되며서 물이 샜고, 물 무게를 이기지 못해 천장이 무너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11일 낮 12시9분쯤 광주 북구 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보육실 천장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서 천장 위 우수관이 이탈, 그 틈으로 물이 새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북구 제공) 2023.7.11/뉴스111일 낮 12시9분쯤 광주 북구 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보육실 천장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서 천장 위 우수관이 이탈, 그 틈으로 물이 새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북구 제공) 2023.7.11/뉴스1

◇서울 첫 ‘극한호우’ 재난문자…열차 운행도 차질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호우경보가 발령된 서울 구로구 구로동과 영등포구 신길·대림동, 동작구 상도·상도1·대방·신대방동에 극한호우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를 처음 발송했다. 극한호우란 1시간 누적 강수량 50㎜, 3시간 누적 강수량 9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경우를 말한다.

실제 이들 지역에서는 한때 시간당 72㎜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시간당 72㎜ 이상의 강한 비로 침수 등이 우려된다”며 “안전 확보를 위한 국민행동요령을 확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8분께 4호선(안산선) 상행선 한대앞~상록수역 간 열차운행이 전동차 전기공급장치 고장으로 2시간가량 중단되면서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앞서 오후 3시56분께는 서울 영등포~금천구청역 간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16분 정도 일시 중지되기도 했다.

◇‘기습폭우’에 주택·상가 침수 피해 속출

11일 오후 대구 도심에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중구 남산동의 한 주택 지붕이 크게 파손된 채 옆집에 걸쳐 있다. 2023.7.11 뉴스111일 오후 대구 도심에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중구 남산동의 한 주택 지붕이 크게 파손된 채 옆집에 걸쳐 있다. 2023.7.11 뉴스1

중부와 남부지방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주택·상가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2시28분께 인천 간석동 빌라 지하 1층에 물이 차올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들은 현장에 출동해 10톤가량의 물을 빼냈다. 또 같은 날 오후 2시56분께는 구월동 상가건물 지하에 물이 차올라 20톤가량의 물을 빼는 배수작업을 벌였다.

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내렸던 강원지역에서도 주택 침수 피해가 연이어 접수됐다. 원주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린 문막읍에선 도로의 배수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건등리 소재 한 주택이 15㎝가량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밤사이 시간당 최대 ‘80㎜’…기상청 “주의해야”

이날 오후 10시 기준 대부분 지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충남과 충북, 경북 일주 지역을 제외하면 모두 해제됐다. 다만 늦은 밤부터 12일 새벽 사이 중부지방(강원 동해안 제외)과 전라권, 경북 북부내륙, 경남 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8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밤부터 12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에 30~100㎜(많은 곳 150㎜ 이상) 서해5도에 20~80㎜, 강원동해안과 제주, 울릉도·독도에 5~60㎜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사이 많은 비가 예상되니 계곡이나 하천 주변에 접근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종합=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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