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가 전쟁기념관에서 참전용사의 휠체어를 끌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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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세상, 다리가 되었습니다.”
수요일 오전 전쟁기념관 방문은 정말 가슴 뜨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곳에 적힌 전사자들의 이름들은 이 세상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이름이었고 포탄의 화염보다 더 뜨겁게 타오른 불꽃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검은 잿더미 위에 낙화하였지만, 그 향기는 코끝을 진동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해 주고도 남았습니다. 그들이 흘린 눈물은 촛농보다 더 뜨겁게 떨어졌고 검은 재 위에 하얀 꽃잎으로 다시 피어났습니다.
거기에 적힌 이름들은 모두가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잎의 이름들이었고 사무치는 이름들이었습니다. 참전용사들은 그런 전우들의 이름을 만지며 오열하였습니다.
▲참전용사 유가족이 전쟁기념관에서 전사자 이름을 발견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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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지 수사’(George Sousa)라는 참전용사가 계셨는데, 이분은 6.25 전투에서 중상을 입은 분입니다. 중상을 입으면 대부분 본국으로 귀환 조치가 내려지는데, 이분은 중상을 치료받고 또다시 전선에 투입될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전선에 투입되어 전투를 하셨는데 함께 싸우던 친구들은 대부분 죽고 자기만 살아남는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오열을 하고 또 오열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전사자 유가족들은 그 이름에 탁본을 뜨며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탁본이 떠지는 그 이름들이 제 가슴 속에서는 향기가 그윽한 꽃송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사자 이름을 탁본을 뜨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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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와서 취재를 하는지, 카메라에서 터지는 플래시의 그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튀기는 번갯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들은 앞을 다투어 기사를 쓰고 보도를 하였습니다.
저를 만날 때마다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은 “세상에 이런 교회는 없다고, 지상에 새에덴교회 같은 곳은 없다”고 계속 말을 하는 것입니다. 기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직까지 이런 교회는 없었다”고 말입니다.
보은이 한 개인의 인격이라면, 보훈은 국가의 품격이라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는 지난 한 주간 세상에 보은의 교회로, 보훈 정신을 마음껏 함양하는 교회로 각인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험한 세상 다리가 되는 교회가 되었죠.
▲탁본을 보여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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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힘들었습니다. 이 일은 어느 단체나 기관의 후원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순수한 헌신으로만 가능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올해뿐만 아니라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앞두고 매년 고심을 합니다. “이 일은 반드시 우리 교회가 해야 되는데, 누가 한꺼번에 큰 헌신을 하는 일은 없을까. 하늘에서 횡재처럼 뚝 떨어지는 헌신은 없을까.”
그러나 올해도 그런 헌신은 없었습니다. 그저 성도들이 개미군단이 되어서 십시일반으로 헌신하여 이런 일을 너끈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전사자 명단 앞에서 기념촬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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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 잠실 롯데호텔에서 환영 만찬을 하는데, 가서 보니까 안내자들까지 방을 40여개 이상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식사를 대접하는 돈, 또 환송 만찬의 비용이 모두가 성도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니 미안하고 송구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넘쳤습니다. 목이 메였습니다. 그러나 한 주간 동안 우리 교회는 마음껏 험한 세상 다리가 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님이 우리 성도들에게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주여, 성도들에게 복을 주옵소서. 어려운 가운데 헌신한 성도들에게 적어도 30배 60배 100배의 복을 주옵소서. 그리고 우리 교회는 앞으로도 험한 세상 다리가 되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김종대 장로님을 비롯해서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가족처럼 섬겨주신 준비위원들, 안내위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전쟁기념관 기념촬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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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