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체가 전도 ‘인사이드 아웃’
2030: 회심과 제자 삼기 포괄해야
4050: 인생 전환점 고민 들어 줘야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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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라이프 아카데미 6월 세미나가 ‘세대별 전도전략’이라는 주제로 12일 오전 이천 에덴파라다이스호텔 그레이스홀에서 개최됐다.
세미나에서는 최승근 교수(장신대)가 ‘예배는 어떻게 전도가 되는가?’, 구병옥 교수(개신대학원대)가 ‘2030 세대를 위한 복음전도: MZ세대의 문화와 복음’,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대)가 ‘4050 세대의 실존과 복음전도’, 주상락 교수(美 바카대학원대)가 ‘60대 이후 세대의 전도: 노년의 가치와 복음’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예배는 어떻게 전도가 되는가?
먼저 최승근 교수는 토마스 샤토어(Thomas H. Schattauer)의 연구를 토대로 “예배는 복음 전도적이어야 하고, 그런 예배는 그 자체로 전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샤토어는 예배와 전도의 관계를 세 가지로 나눴다. 예배에서 교회 밖에 있는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해 전도하는 ‘아웃사이드 인(Outside In)’, 예배는 교회 내 신자들의 의무로 전도와 분리된 것이라는 ‘인 앤드 아웃(In and Out)’, 그리고 예배 자체가 곧 전도라고 이해하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등이다.
최승근 교수는 ‘인사이드 아웃’을 중심으로 “진정한 예배는 복음 전도적이기 때문에, 예배와 전도는 분리될 수 없다”며 “예배는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서비스이고, 우리는 하나님의 서비스에 힘입어 하나님의 계시에 응답해, 하나님의 형상으로 변화된 이들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전도의 삶을 살게 된다. 그래서 예배는 복음 전도적”이라고 밝혔다.
▲최승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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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브라이언 채플(Brian Chapel)에 의하면, 교회공동체의 복음에 대한 이해가 예배 방식, 특히 ‘예배 순서’를 통해 전달된다”며 “복음은 설교를 통해서만 전달되지 않고, 예배 전체를 통해서 전달된다. 예배 순서와 각 순서 속 요소들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어떤 일을 하시는지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예배 순서가 복음을 전달한다고 할 때 주보에 적힌 예배 순서로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순서를 구성하는 각 요소를 실행하는 말과 행동, 상징으로 전달될 것”이라며 “이는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이해할 수 있는가’에 있다. 예배에 비신자도 참여하므로, 복음 전도적 예배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비신자들에게는 함께 예배의 자리에 있는 신자들이 복음의 매개체로 가장 잘 보이고 들릴 것이다. 각 순서에서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실행하는 목회자를 포함한 신자들을 매개체로, 하나님에 관한 진리를 듣고 하나님과 그리스도들의 관계를 보게 될 것”이라며 “신자들은 자신의 예배 참여가 복음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배는 하나님의 일이고, 그 일은 신자들을 통해 하실 때가 많다”고 했다.
◈2030 세대를 위한 복음전도
구병옥 교수는 “한국교회 위기는 전도의 위기이고, 전도 위기의 핵심에는 2030 세대에 대한 전도의 어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2030세대의 기독교인 비율도 감소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뾰족한 대안은 마련되지 않고, 지역교회들은 홀로 피나는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서려면, 다음 세대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위기 극복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운을 뗐다.
구 교수는 2030 세대의 문화와 특징을 △수직적 소통방식 거부 △공정 중시 △디지털 네이티브 △정서적 문제 △가치 추구 경향 등으로 정리하면서 “갈수록 세속화되는 2030 세대를 전도하려면, 전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전도는 접촉과 관계맺음, 복음 설명과 회심, 양육과 제자삼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후에는 2030 세대 전도를 위한 통찰 6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먼저 다양한 접촉점을 구축해야 한다. 청년들이 ‘공격적’ 전도에 거부감이 있는 것을 감안, 대학생들 소통 창구인 에브리타임 같은 소통 창구를 활용하거나, 부스를 설치하고 솜사탕이나 와플을 나눠주거나, 중간고사 기간 간식을 나눠주면 어떨까”라며 “간식을 만들면서 ‘시간이 조금 걸리니 혹시 괜찮으면 이야기 좀 들어볼래요?’ 하고 허락을 구해 선교단체를 알리거나 복음을 전할 수도 있다. 학생들 필요를 채워주는 도시락 혹은 반찬 나눔, 시험기간 컵라면 나눔 등도 있고, 교회에서 5-10분 거리에 카페를 마련하는 교회도 있다”고 말했다.
▲구병옥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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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환대의 소그룹’에 대해 “다양한 접촉점을 통해 예비신자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 이들이 소그룹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며 “소그룹 운영에서는 ①소속감(belonging)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환대를 제공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②강조점은 예배나 성경공부보다 삶의 나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③지역 중심이 아닌 구성원의 필요나 관심·직업·연령·취향 등 동질성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셋째 ‘동거와 시범’에 대해선 “연구를 할수록 전도는 방법론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님의 전도계획을 모방해야 한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대부분 시간을 보내며, 제자들이 주님의 말과 행동을 직접 보고 배우도록 하셨다. 예수님의 방법은 설교 이상, 생활에서 시범을 통한 실물 교육이었다”며 “잠깐의 만남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 전부를 나누는 전도여야 한다. 모더니즘 시대에 효과적이었던 ‘사영리’처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MZ세대에 맞는 특별한 전도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넷째로 전도의 목표는 단순히 한 사람의 회심이 아닌 제자 삼는 것이어야 한다. 연구를 통해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은, 제자삼기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전도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청년전도에 집중하고 열매가 있는 교회 사역자들 여럿이 그 교회 출신(homegrown)이었다는 점”이라며 “다섯째로 기다려주고 경청해야 한다. 삶으로 보여주고 나누는 전도는 조급함을 버린 긴 호흡이 필요하다. 청년들은 많은 상처가 있고 자기중심적 경향이 강하므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하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하고, 마음이 열렸을 때 복음을 발견하도록 인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창의적 접근과 지속적 연구가 필요한 미디어 전도’에 대해 “메타버스 공간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청년사역자들은 유튜브, 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 동영상은 짧아야 하고, 화질이나 음색이 수준을 갖춰야 한다. 젊은이들에겐 카톡이나 페이스북보다 인스타그램이나 쇼츠 영상, 대학생이라면 에브리타임이 효과적이었다”며 “청년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야 창조적 아이디어와 헌신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호작용도 중요하다”고 했다.
구 교수는 “2030세대 전도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있다. 복음을 전하려면 그들의 문화와 특징, 고민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과정으로서의 회심과 제자삼기를 포괄하는 전도의 이해와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복음의 재발견이 필요하다”며 “특히 팀 켈러의 복음 이해는 세속화된 2030세대를 복음화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4050세대를 위한 실존적 복음과 전도
김선일 교수는 “최근 통계의 세부 지표를 자세히 보면 2030의 비종교화 못지않게 40-50대의 ‘종교 이탈률’도 심각한 상황이다. 2014년 과반수 이상이 종교 인구였던 40-50대의 탈종교화(40대 51→32%, 50대 60→43%)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독교 신뢰도에 부정적 인식도 40대 79.8%, 50대 80.4%로 60세 이상 69.9%보다 훨씬 높고, 20대 77.1%보다도 높았다. 최소한 복음사역의 측면에서 한국교회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상이 4050 세대”라고 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생애 여정에서 40대와 50대는 종교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여야 한다. 결혼과 양육, 직장생활과 건강 이상신호 등 중년의 위기는 종교에 대한 관심과 의존을 불러일으킨다”며 “그래서 한국 4050 세대의 탈종교화와 교회에 대한 실망은 일반적 현상이 아니지만, 가족전도 비율이 높은 가운데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 구원과 영생이라는 본질적 의미에 대한 추구, 복음의 진정성 왜곡에 대한 거부감 등 여전히 영적 접촉점으로 고려될 지표들은 있다”고 전했다.
그는 “4050 세대는 아동·청소년기에 한국교회의 폭발적 성장을 경험한 이들이다. 50대를 이루는 1960년대생들은 성경학교·성탄절·수련회·문학의 밤으로 교회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이들”이라며 “1970년대생인 40대는 문화적으로 훨씬 개방적이고, 사회·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가 활발하게 정착되는 시대에 성장했다. 중요한 점은 2030 세대에 비해 교회가 낯설지 않다. 성숙기인 4050 세대로 들어서면서 실존적 상황 속에 삶을 설명하고 인도하는 복음을 듣고, 신앙 공동체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김선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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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세대를 위한 전도 초점도 제시했다. 먼저 “그들을 위해 ‘구원과 영생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 이들은 기독교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성공 이야기나 사회·정치적 구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들은 하나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라며 “교회는 4050 세대가 말씀과 양육을 통해 진정으로 복음을 듣고 거듭나 하나님 자녀가 되고, 그리스도를 제자도에 헌신하는 삶을 살도록 지속적으로 초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선을 위한 교회의 책임’에 대해 “4050 세대가 교회에 거리를 두는 또 다른 이유는 교회에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사건들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구원의 복음과 직접 관련된 문제가 아닌 한, 교회는 공적으로 예의를 갖추고 사회적 환대를 베풀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해결되는 사안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온유하고 섬기는 성품을 형성하고 실천하는 공동체로 존재할 때 가능하다”고 했다.
‘복음적 인생 정체성의 재확립’에 관해선 “40대에서는 가족의 평안과 안정이 중요하다. 이 시기는 가족관계를 통한 전도가 가장 활성화될 수 있다. 자녀들이 부모를 통해서 교회에 나오는 것은 물론, 부모들도 자녀를 통해서 교회에 나올 수 있다”며 “50대는 집중적 자녀교육 부담에서 벗어나 인생의 방향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새로운 인생의 정체성을 제시하는 복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존적 필요를 나누는 선교적 공동체’로는 “예배와 설교 외에도 그러한 필요를 복음 안에서 조명하고 답을 찾는 소그룹과 같은 공동체 사역이 요청된다”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교인들을 영적으로 성숙하게 한 교회들이 주로 소그룹 사역이 활성화된 곳들이었다는 점은 소그룹 공동체의 역할을 상기시킨다.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서는 4050 세대을 위한 교회의 사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4050 세대는 사회에서 중추적 위치에 있다. 그러나 교회는 고령화와 다음세대에 대한 근심으로, 이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였다”며 “4050 세대도 복음 안에서 인생 정체성과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재정립해야 한다. 외로움과 불확실성 속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복음 안에서 옳은 길을 함께 찾아갈 수 있도록, 교회는 사역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