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을 질러 아들을 죽게 만든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2부(김동규 허양윤 원익선 고법판사)는 전날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6월 14일 오후 6시경 경기 안산시 주택 안방에서 불을 질러 안방 화장실에 있던 아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집 안에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후 방 안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A 씨는 남편과 아들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자주 들어오며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는 남편의 형 명의로 된 주거지에서도 쫓겨날 위기에 놓였으며. 아들 B 씨에게 카드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맞자 절망감에 빠져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경도의 지적장애를 앓고 있고, 범행 당시 상황을 대처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해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A 씨와 검사는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피고인에게 유·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해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며 달리 양형에 반영할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다”며 기각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