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정치인 기소한 경험 많아
“법치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세계의 모범이며 모든 이에게 적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형사 기소를 이끈 잭 스미스 특검 겸 연방검사(54·사진)가 9일(현지 시간) 공소장 공개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지난해 11월 특검으로 임명된 그는 7개월 만에 전직 대통령을 문건 무단 유출, 간첩법 위반, 사법 방해 등 37개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신속한 재판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최고의 칼잡이’ ‘법무부 최고 검사’ 등으로 불리는 스미스 특검은 이전에도 국내외 거물 정치인을 기소한 경험이 많으며 냉철하고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꼽힌다. 증거 수집을 중시하며 법정에서는 간결하고 효율적인 변론으로 유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했다.
그는 오니온타 뉴욕주립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뉴욕 맨해튼 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34년간 맨해튼 지검장을 지내며 각종 금융 부패 수사를 지휘해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의 아버지’로 불린 로버트 모겐소 당시 지검장 밑에서 일했다.
그는 2008∼2010년, 2018∼2022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동유럽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학살 사건 등을 조사했다. 2010∼2015년 법무부 공공청렴 부서에서 테드 스티븐스 전 상원의원, 로버트 맥도널 전 버지니아 주지사, 릭 렌지 전 하원의원 등의 수사를 주도했다. 취미는 철인 3종 경기(수영, 자전거, 달리기)로 세계 각국에서 열린 3종 경기에 참여했다.
올 3월 미 주정부 최초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한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검장은 집권 민주당원이어서 수사의 공정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스미스 특검의 지지 정당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선거로 뽑히는 지검장과 달리 미 대통령이 임명하는 연방검사는 정치적 편향 논란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