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게이오대 강연서 “청년세대 신뢰-우정이 양국의 미래”|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오대에서 일본 학생들과 한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한일 미래세대 강연을 하고 있다. 2023.03.17. 뉴시스크게보기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오대에서 일본 학생들과 한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한일 미래세대 강연을 하고 있다. 2023.03.17. 뉴시스

“25년 전 한일 양국의 정치인이 용기를 내어 새 시대의 문을 연 이유가, 후손들에게 불편한 역사를 남겨 줘서는 안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17일 일본 게이오대에서 한일 양국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윤 대통령, 학생과 미래를 말하다’ 강연에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사상가 오카쿠라 텐신(1862~1913)의 “용기는 생명의 열쇠”라는 말도 인용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미래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라고도 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을 먼저 내놓은 뒤 방일을 통해 한일관계를 전방위적으로 복원하려 한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결단’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청년 여러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 당국자는 물론이거니와 민간 분야의 리더들도 힘을 모아야한다”고 했다. 또 “자유롭고 왕성하게 교류하고 협력한다면, 청년세대의 신뢰와 우정이 가져올 그 시너지를 우리들이 체감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강연을 보기 위해 200여 명의 학생들이 강당을 채웠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 대학 강단에 선 건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의 와세다대 강연 이후 29년 만이다. 게이오대는 구한말 개화파 청년들을 후원했던 후쿠자와 유키치가 설립한 대학이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도쿄 시내 호텔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등 일본 정계 주요 인사들을 접견했다.

일본의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한의원연맹이 17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한 이해를 요청했다. 조만간 차기 연맹 회장을 맡기로 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현 회장이 후쿠시마 처리수에 대해 이해해 달라는 얘기를 했다. 윤 대통령도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기본으로 투명하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것을 중요시하겠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스가 전 총리는 “일본 정부로서는 (IAEA 방침에 따른 투명하고 과학적인 처리는) 당연한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해 나가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만나 한일 갈등 현안인 ‘레이더-초계기’ 문제와 ‘위안부 소녀상’ 건립 문제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 일한의원연맹 부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한일 간 제반 분야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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