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대장동 사업 수익의 일부를 받기로 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유 전 직무대리는 검찰이 “ 이 대표에게도 김만배 씨 지분 절반을 받기로 했다는 것이 보고됐느냐”고 묻자 “서로 다 공유했다”고 했다. 김 씨 지분 절반에 해당하는 428억 원의 사용처에 대해선 “(김 전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저희 목표가 이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거였고, 그걸 위한 자금으로 쓰자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유 전 직무대리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또 “지난 10년간 ‘나는 이재명을 위해서 산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다”며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을 때 대법원에서도 패소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맹목적이었던 자신이 태도를 바꿔 검찰에 진술하게 된 계기가 자신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태를 살피기 위해 이 대표 측이 보낸 ‘가짜 변호사’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구속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김모 변호사가 ‘캠프 쪽에서 윗분이 보냈다’며 찾아왔는데 제 변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제가 아는 정보와 상황을 많이 물었다”며 “재판에도 안 들어오고 접견만 왔는데 나중에 보니 경기도 고문변호사였다”고 했다.
유채연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