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첫 복좌(2인승) 시제기인 ‘4호기’가 20일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작년 7월19일 시제 1호기의 첫 비행 성공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공군 52전대 소속 전승현 소령이 조종한 KF-21 시제 4호기가 경남 사천 소재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날 오전 11시19분 이륙해 11시53분 착륙하는 등 34분 동안 비행했다.

KF-21 시제 4호기의 첫 비행 성공으로 앞으로 한국형 전투기는 총 4대의 시제 항공기를 이용해 단좌(1인승)뿐만 아니라 복좌 비행시험도 할 수 있게 됐다.

KF-21은 작년 7월 시제 1호기에 이어 11월10일 2호기, 지난달 5일 3호기가 각각 첫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17일엔 시제 1호기가 첫 초음속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시제 4호기는 단좌기인 기존 시제기와 달리 조종석이 전·후방석 2개으로 나뉘어 있어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할 수 있다.

복좌기는 단좌기와 비교했을 때 항공기 날개·꼬리를 제외한 중심부에 조종석 1개가 추가돼 내부 연료탱크 공간 등 설계가 다소 변경됐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은 단좌기와 형상이 같다.

시제 4호기는 이날 첫 비행엔 초기 비행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 조종사 1명만 탑승했다.

시제 4호기는 KF-21 체계개발이 완료되는 오는 2026년 6월까지 다수의 비행시험을 통해 단좌형과의 형상 차이가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항공전자 시험 등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KF-21 복좌기는 향후 전력화가 완료되면 신규 조종사 양성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시제 4호기의 도장은 시제 3호기와 마찬가지로 수직 꼬리날개 부분에 4대의 비행기가 동시에 하늘로 솟아오르는 형상으로 돼 있다. 다만 시제 3호기는 항공기의 상승 형상이 흰색인 반면 4호기는 노란색이다.

방사청은 올 상반기 중 시제 5·6호기 비행시험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총 6대가 제작되는 KF-21 시제기 가운데 1~3호기와 5호기 등 4대는 단좌식이고, 4·6호기 등 2대는 복좌식이다.

방사청은 앞으로 이들 시제기를 활용한 지속적인 비행시험을 통해 비행가능 영역을 확장하고 항공기 성능 검증을 수행해한다는 방침이다.

KF-21(인도네시아명 IF-X)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관으로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 중인 ‘4.5세대급’ 전투기로서 지난 2016년 개발에 착수했다.

전 세계에서 ‘4.5세대 이상’ 첨단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한 국가·지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우리나라가 8번째다.

KF-21은 특히 현존 세계최강 공대공미사일로 평가되는 ‘미티어’를 아시아 최초로 장착하고, AESA 레이더 등 첨단 장비를 국산화해 활용하게 된다.

공군은 2026년 KF-21 체계개발 완료 후 양산에 들어가면 2032년까지 120여대를 도입해 전력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