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근로자’ 모집해 대지급금 6억7000여만 원 가로챈 사업주 구속 


‘유령 근로자’ 50여 명을 모집해 허위로 임금체불 신고를 시킨 뒤 대지급금 6억7000여만 원을 가로챈 사업주가 구속됐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은 허위 근로자 50여 명을 모집해 간이대지급금을 부정수급한 A 씨(59)를 임금채권보장법 위반 혐의로 11일 구속했다. A 씨가 이렇게 챙긴 대지급금은 6억7000여만 원에 이른다.  

대지급금이란 기업 도산 등으로 근로자가 임금을 받지 못했을 때 정부에서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범위 내에서 체불임금을 먼저 지급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이 돈을 나중에 사업주에게 돌려받는다. 도산한 기업의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도산대지급금의 상한액은 2100만 원이다. 지방고용노동관서가 체불 사실을 확인하는 등의 경우에 주는 간이대지급금의 상한액은 퇴직자 1000만 원, 재직자 700만 원이다. 

A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장의 경영이 악화되자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그는 2020년부터 6명의 모집책을 동원해 생활고를 겪거나 빚에 시달리는 50여 명을 모집해 전북 남원시 사업장 1곳과 경남 함양군의 사업장 2곳에 근로자로 허위 등록했다. 

허위 등록된 근로자들에게는 “나중에 대지급금을 변제하면 문제가 없다”고 속였다. 이들이 임금체불을 당했다고 노동청에 신고해 간이대지급금을 받으면 A 씨는 이 금액의 대부분을 편취해 자신의 생활비와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이번 사건은 남원시 사업장에서 다수의 임금체불 진정서가 접수된 것을 수상하게 여긴 담당 근로감독관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적발됐다. 수사가 본격화되자 A 씨는 허위 근로자들에게 출석 조사일을 연기하라고 하거나 허위 진술을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A 씨는 이와 별도로 지인 20여 명을 자신의 사업장에 허위 등록한 뒤 고용보험에 가입시켜 실업급여 1억7000여만 원을 부정하게 받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주지청은 A 씨를 구속 수사하는 한편 나머지 가담자들까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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