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발언을 비판하고 나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누가 보면 야당 강경파 정치인인 줄 알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진석 위원장의 발언 중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부분이 큰 논란인데, 여기에 이른바 MBC식 자막을 붙여보면 (일본은 한일합방을 위해)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 정진석 위원장의 뜻이다. 문맥상 그렇게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일본이 조선왕조와 전쟁을 안했다는 것이 아니라, 구한말 한일합방에 즈음해 전쟁이 아닌, 스스로 부패한 조선이 내부 모순을 이기지 못하고 힘 한번 못 써본 채 일본에 국권을 내주었다고 강조한 것이 정 위원장의 뜻임이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인은 자신의 말뜻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여당 비대위원장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행여라도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듯한 뉘앙스로 국민에게 들려 혼란을 야기하면 안 된다. 정 위원장이 좀 더 신중하셨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을 겨냥해 “그야말로 가관이다. “옳거니!” 하며 약점이라도 잡았나? 정진석 위원장 메시지의 진의를 모를 분이 아닐 텐데, 일부 문장 하나를 마치 급소라도 움켜쥔 것처럼 물고 늘어지고 사퇴까지 요구하다니. 누가 보면 야당 강경파 정치인인 줄 알겠다“고 했다.
또 “당원들이 유 전 의원의 그런 정치에 실망하여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탈락시킨 것 아닌가? 유 전 의원에게 잘한다고 박수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안 보이시나? 정진석 위원장의 실수는 결코 유 전 의원의 기회가 아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욱일승천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발언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며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비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