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 비대위 속도전… “5일 당헌개정 의결, 8일 비대위장 선출”


1주일 2번씩 상전위-전국위 소집

추석전 비대위 출범 마무리 수순… ‘반대’ 서병수, 전국위 의장 사퇴

안철수 등 반발도 여전히 거세… 장제원 “尹정부 임명직 맡지않을것”

여권내 “대통령도 윤핵관에 실망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30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 9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전 새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를 연이어 열겠다는 것. 그러나 새 비대위 구성에 대한 당내 반발이 여전한 데다 이준석 전 대표가 추가로 낸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당이 또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 일주일 새 상전위·전국위 두 번씩

국민의힘은 31일 당헌 개정안 심의를 위한 상임전국위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박정하 비대위 수석대변인은 “정점식 상임전국위원 등 20인이 상임전국위 소집 요구서를 기획조정국에 제출했다”며 “상임전국위원 55명 중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 요구서가 제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속도전의 시동을 건 것.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우선 당헌·당규 개정을 위해 2일 상임전국위를, 5일에는 전국위를 연이어 열 계획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4명 궐위 시 비상상황’이라는 규정을 넣어 비대위 출범의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같은 날 열지 못하는 건 당헌·당규상 사흘간의 전국위 소집 공고 기간을 둬야 하기 때문이다.

당헌·당규 개정이 끝난 직후에는 새 비대위원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국민의힘은 “비상상황이라는 개정된 당헌·당규에 따라 새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수 있게 된다”며 “비대위원장 선임을 위한 상임전국위는 5일, 전국위는 8일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새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을지 등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계속 맡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법원의 직무 정지 결정을 피한 꼼수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여당이 법원과 싸우려 하나” 여전한 반대

국민의힘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 의장직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 의원은 “어떻게 하면 제 소신과 생각을 지키면서도 당에 불편을 주거나 당 지도부가 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방향이 있을까 고심한 끝에 저의 직을 내려놓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새 비대위에 대한 반대가 여전하다는 점도 ‘추석 전 새 비대위 출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당장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이날 새 비대위 출범에 반대하며 전국위 의장직을 내려놨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비대위원들 한 분 한 분에 대해 가처분을 냈다”며 “그 결론도 비대위원장 가처분 인용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은 서 의원의 전국위 의장 사퇴에 따라 전국위 부의장인 윤두현 의원이 권한 대행으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열기로 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도 거듭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비대위가 성립하기 위해 새롭게 법을 고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소급 입법이고, 국민 입장에서는 여당이 법원과 싸우려 한다고 비칠 것”이라며 “그래서 법원 판단대로 다시 최고위로 돌아가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거센 반대 여론에 따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논의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격론이 일 가능성도 있다. 안 의원은 새 비대위를 거듭 의결한 전날(지난달 30일) 의총과 관련해 “비밀투표에 부쳤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사실 몰랐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번갯불에 콩 볶는 정도의 속도전을 해 새 비대위가 출범해도 법원의 결정에 따라 또 좌초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 깊어진 당 내홍에 장제원 ‘2선 후퇴’ 선언


집권 여당의 내홍이 깊어지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의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윤핵관’의 중심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2선 후퇴를 선언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당의 혼란상에 대해 여당 중진 의원으로서,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계파 활동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윤핵관’의 맏형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 이후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장 의원도 일단 몸을 낮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최근 ‘윤핵관’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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