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드론(무인기)이 우리 영공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한국형 재머(jammer)’가 제작된다. 방위사업청은 이르면 올해 안에 재머 개발에 본격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15일 방사청에 따르면 군 당국은 작년 12월 재머에 대한 긴급소요를 결정한 뒤 올 3~5월 선행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우리 군이 원하는 성능을 갖춘 해외 장비가 없어 방사청은 한국형 재머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방사청은 현재 소형 드론을 이용한 북한의 테러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휴대용 소형 드론 대응체계’ 확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방사청은 다음달부턴 업체 제안서 평가에 들어가 올해 안에 기종결정 및 계약 체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방사청이 개발하려는 재머는 재밍(jamming·전파 방해 및 교란) 전파를 발사해 멀리서 비행해오는 소형 드론의 경로를 이탈시키거나 강제 착륙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북한군의 드론은 통상 인공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원거리 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재밍 전파로 이 위성신호를 막아 드론이 계획된 경로로 비행을 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게 재머의 역할이다.
이 재머는 지상에 고정해 운용하는 장비로서 주로 군사분계선(MDL) 주변 전방 접경지에 배치될 예정이다.
군 당국은 향후 한국형 재머가 실전 배치되면 국지 방공레이더와 함께 운용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말 전방 군단과 서북도서 부대에 배치된 국지 방공레이더는 전투기와 항공기뿐만 아니라 소형 드론도 탐지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3월엔 경기도 파주시와 인천 백령도, 같은 해 4월엔 강원도 삼척, 그리고 2017년 6월엔 강원도 인제에서 추락한 북한군 드론이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북한군 드론은 사진 촬영 등을 통해 우리 군 주요 시설과 전방지역 군사첩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북한 드론이 우리나라로 못 내려오게 MDL 인근에 ‘벨트 라인’ 개념으로 재머를 배치할 계획”이라며 “가능하면 공백이 없게 운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형 재머를 개발하는 데는 앞으로 4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전 배치 시점은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