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항 화재 사고 당시 가장 먼저 불이 시작된 어선의 인양 작업이 선체 파손 우려로 중단됐다. 해경과 제주시는 13일 뭍이 아닌 해상에서 선체에 진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선다.
12일 제주해양경찰서와 제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부터 진행된 A호(29톤·근해채낚기·한림선적) 인양 작업이 10여 시간만인 오후 6시30분쯤 중단됐다.
A호는 지난 7일 한림항에서 정박 중 대형 화재가 발생한 어선 3척 가운데 가장 먼저 불이 났던 어선이다.
사고 당시 화마로 선체가 녹아내리는 등 심하게 파손됐고, 침몰하며 배가 기울어지는 등 무게중심이 맞지 않아 인양 작업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선체 훼손이 심해 육상 크레인과 연결하는 인양용 줄을 걸 위치조차 제대로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해경과 제주시는 당초 45도 가량 기울어진 A호를 그대로 인양하려 했으나 추가 파손 우려가 있어 오후 4시쯤 선체 수평을 맞춘 뒤 재인양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배를 본격적으로 들어올릴 경우 A호가 완전히 부서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결국 인양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양 후 실시하기로 했던 감식과 실종자 수색도 배를 해상에 들어올린 채로 진행될 전망이다.
변현철 제주시 해양수산과장은 “내일 오전 배를 약 1~2m 정도 띄운 후에 구조대 등이 진입해 적재물들을 치우고 실종자 수색과 감식에 나설 예정”이라며 “그 후에는 선체가 파손되더라도 인양 작업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앞서 이날 오전 8시43분쯤 A호 선체 위, 기관실 인근에서 실종자 2명 중 1명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현재 신원 확인 중이다. 신원은 이르면 13일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0시17분쯤 제주시 한림항에 정박 중이던 A호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직후 A호 양 옆에 있던 B호(49톤·근해자망·한림선적)와 C호(39톤·근해자망·한림선적)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불은 화재 신고 접수 약 7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5시14분쯤 완전 진압됐다.
다행히 화재 당시 B호와 C호에는 승선원이 없었지만 최초 화재가 발생한 A호에는 총 8명이 출항 준비차 승선하고 있어 인명피해가 컸다.
선원 3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한국인 선원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총 2명이 실종됐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