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받은 성과급을 분산 인출할 당시 곽 전 의원과 통화를 한 사실이 ‘대장동 개발 뇌물’ 혐의 공판을 통해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성과급을 관리한 것으로 사실상 아들을 통한 뇌물이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곽 전 의원은 ‘당시 아내가 아파 부자 간 통화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등의 10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변론에서 분리돼 증인석에 앉았다. 지난 공판기일부터 김씨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었고, 이날 오후께 김씨 신문이 마친 뒤 곽 전 의원이 증언에 나섰다.
곽 전 의원은 검찰의 주신문 사항에 대해 답변하면서 아들 곽모씨를 통해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아들이 입사할 때 ‘대장동’이라는 지역명도 몰랐으며, 퇴직금 책정 경위도 법정에서 처음 알게됐다는 것이다.
곽 전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김씨가 ‘대장동과 관련해 사람이 필요하다. 곽씨(아들)를 보낼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했다고 진술했고, 조서를 열람하는 과정에서 ‘대장동’을 ‘부동산’으로 수정했다고 한다.
곽 전 의원은 이날 법정에서 “부동산 시행사업이라고 알고 있었고. 대장동 얘기는 이분들(남욱 변호사·정영학 회계사)이 왔을 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에게 김씨가 회사를 만든다고 하니 관심 있으면 알아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곽씨는 성과급 등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공제)을 받은 후 다른 계좌들로 나눠서 이체를 하고, 이때 곽 전 의원과 통화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검찰은 이 같은 조사 내용을 법정에서 이야기하며 곽 전 의원이 아들의 성과급을 관리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고, 곽 전 의원은 “내가 돈 한 푼이라도 구경해봤나. 아내 상태가 어떤지 대화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곽씨가 돈을 인출하던 여러 날을 특정해 곽 전 의원에게 각 통화의 이유를 물었고, 곽 전 의원은 “통화가 늘어난 것은 당시 아내가 아파서다. 집에서 꼼짝을 못했다. 누군가 한명은 간병을 해야 했고, 병원에 간 이후 보호자 등록도 해야했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곽씨의 성과급이 이체·인출된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며 자신은 그 돈을 받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들도 자신에게 성과급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곽 전 의원의 입장이다.
또 곽 전 의원은 “아들 성과급 등이 50억원으로 책정된 경위는 김씨의 증언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공판기일에서 곽씨에게 성과가 있었고, 질병을 얻어 위로금 명목으로 퇴직금을 산정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아들의 성과급 등 명목으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로부터 약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공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