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사흘된 아들을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산후조리원에 버리고 사라졌던 30대 부모가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 유기·방임)로 30대 남성 A 씨와 30대 여성 B 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실혼 관계인 두 사람은 올 3월 제주지역 한 산후조리원에 태어난 지 3일밖에 안 된 아들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산후조리원에 “잠시 집 정리를 하고 오겠다”며 아들을 맡기고 잠적했다. 아들은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산후조리원이 두 달 가까이 A 씨와 B 씨를 설득했지만 두 사람은 양육 책임을 회피했고 시설 이용료도 내지 않자 산후조리원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이달 19일 경기 평택시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은 “생활고에 시달려 당장 출생신고를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B 씨는 2019년에도 아들을 출산했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유기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첫째 자녀는 A 씨 가족과 함께 지내고, 둘째 자녀는 사회복지시설에 맡겨졌고 아직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법적인 이름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