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 울린 갑질, 그들이 레진코믹스와 싸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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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블랙리스트가 진짜 있단 그 말을.
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내 마음은 서러워 나는 울고 말았네.”

웹툰 서비스플랫폼 레진코믹스에 소속된 작가들이 사측의 ‘작가 블랙리스트 관리’ 행위를 규탄하며 부른 노랫말 중 한 구절이다.

‘레진 불공정행위 피해작가 연대'(이하 피해작가 연대)와 독자 100여 명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논현동 레진코믹스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레진코믹스는 지난 2015년부터 해외 고료 미정산, 지각비(지체상금) 과다청구, 웹소설 서비스 졸속 종료, 불공평한 수익 배분, 작가 블랙리스트 관리 등 불공정행위로 소속 창작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2015년 레진코믹스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작품을 연재 중인 은송 작가는 이날 “수상 이후 SNS에 웹툰 작가의 복지 개선 등을 공론화하고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제 작품은 레진코믹스의 모든 이벤트 프로모션에서 누락됐다”고 밝혔다. 그가 그린 만화 ‘양극의 소년’은 1년간 SF 장르 1위, 전 연령 톱 20위권에 드는 인기작품이었다.

3년 전부터 레진코믹스에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미치 작가도 “근 2년간 거의 매달 제 작품에 이벤트 프로모션이 들어갔었는데, 지난해 5월 SNS에 레진코믹스의 여러 가지 문제를 공론화한 뒤로는 1월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이벤트가 없었다”며 자신을 ‘레진 블랙리스트’ 중 한 명으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회색 작가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작가를 길들이기 위해 블랙리스트에 넣는 것”이라며 사측의 행태에 분노했다. 이어 “사실 작가가 ‘광고를 왜 안 해주느냐’고 물으면 회사는 ‘잘 팔리는 작품에만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제 작품은 정말 잘 팔리는 작품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가 끝난 뒤 오마이TV와 통화한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작가 블랙리스트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의 미숙한 점이 많았다. 작가 분들과 독자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할 따름”이라면서도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 무근이고 특정 작가나 작품에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회사 내부 메일을 입수한 SBS는 레진코믹스가 회사의 작가 관리 방식에 항의한 작가 이름과 작품을 적어놓고 앞으로 작품을 노출하지 말 것을 대표 명의로 지시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레진코믹스는 피해 작가들의 증언과 언론보도에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여전히 사실을 부인했다.

레진코믹스는 12일 밝힌 공식입장을 통해 “회사는 불합리적인 이유나 사적관계에 따라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운영한 적 없다”며 “은송, 미치 작가의 경우 비밀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해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던 중이라 두 작가의 작품에 대한 프로모션 진행이 곤란했다”고 주장했다.

(취재·영상편집 : 조민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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