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한국장로교의날’, 화성 주다산교회서 개최
‘샬롬 부흥’의 기치를 들고 한국장로교 26개 교단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이하 한장총)의 제17회 ‘한국장로교의 날’ 행사가 7월 6일 경기도 화성시 주다산교회에서 열린 것. 각 교단들은 한국장로교의 뿌리를 돌아보고 복음의 본질 위에 연합과 일치로 한국교회의 부흥을 염원했다.
행사는 1부 예배와 2부 성찬식, 3부 기념식, 4부 비전선언, 5부 뮤지컬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1부 예배는 상임회장 이선 목사의 인도로, 전국장로성가합창단이 찬양을 맡았고, 여덟 명의 교단 총회장들이 각각 ‘성경’, ‘찬송’, ‘교회’, ‘주일학교’, ‘기독교학교’, ‘사회봉사’, ‘해외선교’, ‘비전’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기장 부총회장 이종화 목사는 ‘성경’을 주제로 “개신교, 특히 장로교는 ‘말씀 위에 세워진 교회’라는 자긍심을 가졌지만, 오늘날 교회는 점점 말씀의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외면한 채 편안함과 세속적 성공만을 추구하는 신앙은 능력이 없다. 다시 말씀 앞으로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찬송’을 주제로 설교한 예장 통합 총회장 김영걸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들판에서 부른 찬송, 가난한 교회당에서 눈물로 드린 찬송이 한국교회의 부흥을 견인했다”며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세상의 분주함 속에서 찬송의 열정을 잃고 있다. 찬송이 다시 살아날 때 성령의 바람도 다시 불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를 주제로 설교한 예장 백석 총회장 이규환 목사는 교회가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은 교회를 통해 마귀의 권세를 깨뜨리셨고, 교회는 생명과 기쁨을 나누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교회 중심의 삶을 회복하고, 예배를 생명처럼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예장 호헌 총회장 김종주 목사는 다음세대 교육의 위기를 지적하며 “주일학교는 부모와 함께 예배드리며 신앙과 영성을 전수받는 장이다. 말씀을 읽고, 쓰고, 암송하는 교육을 통해 심령 깊은 곳에 복음을 심어야 한다”고, 예장 대신 부총회장 정정인 목사는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요셉처럼 비전을 품은 인물을 길러내는 것이 기독교 교육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정서영 목사는 “오늘날 교회는 세상 안에서 고립되지 말고 거리와 마을, 가정으로 나아가 현실의 아픔과 고통에 응답해야 한다”고, 예장 합신 총회장 박병선 목사는 “초대교회는 성령의 능력으로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한 공동체였다. 오늘의 한국장로교회도 다시 성령 안에서 순종하며 세계선교에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예장 합동 부총회장 장봉생 목사는 “우리의 비전은 인간의 야망이나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어야 한다. 창조주 하나님의 전능하신 뜻 안에 우리의 사명을 붙들고 나아가야 한다”며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강조했다.
2부 성찬식은 기장 총회장 박상규 목사의 집례로 진행됐으며, 한장총 직전 대표회장 천환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관계 단절, 소통 부재, 갈등 심화… 하나님의 샬롬만이 해답”
3부 기념식에서는 대표회장 권순웅 목사가 대회사를 전하며 “한국장로교회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형제와 자매다. 샬롬 부흥의 주제로 모인 이번 행사를 통해 연합과 일치의 정신을 실현하고, 한국사회를 향해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장로교회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날 관계의 단절, 소통의 부재, 갈등의 심화 모두가 죄성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샬롬이 필요하다”며 “26개 교단이 함께하는 한장총은 구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장로교의 신앙을 정신적으로 삼아 지혜롭게 섬기고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랑스러운 장로교인상’은 △목회부문 안봉웅 목사(의정부 신광교회 원로) △선교부문 이성화 목사(서문교회 담임) △교회 및 신학부문 김병훈 교수(합신대) △복지부문 정신길 목사(샬롬나눔공동체 대표) △기업인 부문 전우수 장로(한장총 대표)가 각각 수상했다.
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은 “장로교 중심의 정통 개혁신학은 한국교회를 거룩과 진리로 회복시킬 수 있는 든든한 기초”라고 축사를, 한기총 고경환 대표회장은 “17년 전 장로교회 정체성 회복과 연합을 위해 시작한 한국장로교의 날이 이렇게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은혜다. 앞으로도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이라고 격려사를 각각 전했다.
김선규 한국기독교교단총연합회 대표회장은 “한국장로교는 개혁주의라는 같은 신앙 위에서 가지를 넓혀 왔다. 하나 돼 다시 부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이영훈 기하성 대표회장은 “장로교가 한국교회 위상을 높이며 민족복음화에 기여해 왔다. 다음세대에 그 유산을 전수하자”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국교회는 복지, 교육, 선교 현장에서 진리를 실천하고, 사랑으로 이웃과 함께하며, 믿음의 공동체로서 소중한 사명을 감당해 왔다. ‘샬롬 부흥’과 같은 회복과 평안이 오늘날 한국사회 곳곳에 널리 퍼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4부에서는 예배위원장 김종명 목사와 정성엽 목사의 인도로 ‘제17회 한국장로교의날 비전선언문’이 낭독됐다. 선언문은 “우리는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민족과 세계를 섬기는 참된 장로교회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한국장로교회 회복과 연합 ▲개혁주의 신학 실천 ▲다음세대 세움 ▲사회와의 소통 ▲복음통일과 세계선교라는 다섯 가지 결단을 담았다.
5부에서는 윤형관 작·연출의 창작 뮤지컬 ‘빛의 길’이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1880년대 만주에서 성경 번역에 헌신한 선교사들과 조선 초기 신앙공동체의 이야기를 그리며 장로교 복음 전파의 역사적 뿌리를 예술적으로 표현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