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지역 최초의 복음 전래는 1890년대 후반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배위량)에 의해 일찍이 뿌려졌다. 의성 일대를 경내로 두고 있는 경중노회 기독인들은 단순히 복음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신앙의 정통성을 지키는 한편, 국가적 위기마다 민족의 아픔을 함께 짊어지며 지역사회의 지킴이 역할을 해왔다.
경중노회(노회장:서보율 목사)는 지역을 수호하는 고목 같은 존재다. 일제강점기에는 쌍계교회가 각종 박해 속에 3·1운동 시위를 주도하며, 민족 운동의 거점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3·1운동이 의성 전체로 확산되었고, 나아가 경북 지역 전체로 퍼져나갔다. 특히 농우회 사건(1938년)은 교회가 사회참여와 민족해방운동에 동참하며 ‘순교 정신’을 보여준 결정적인 계기였다. 당시 일제는 의성교회 중심으로 이뤄지던 ‘농촌 계몽운동’을 ‘독립운동’으로 몰아세워 기독교인을 탄압했다. 그러나 의성교회 정일영 목사와 성도들이 이에 맞서 보여준 저항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신앙 안에 순교’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경중노회는 이 밖에도 6·25전쟁 이후 무너진 교회를 재건하며 한국교회의 모판으로서 소중한 발자취를 남겨왔다.
이처럼 경중노회에는 의성교회(전용표 목사), 쌍계교회(서보율 목사) 창길교회(장헌수 목사) 상곡교회(이상희 목사) 도리원교회(손성욱 목사) 장림교회(박치범) 등 100년이 넘은 교회들이 지역 복음화를 위해 자리를 지켜왔다.
경중노회는 1954년 4월 23일 안동교회에서 열린 제39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를 통해 경북노회로부터 분립이 허락됐다. 노회는 같은 해 9월 20일 의성읍교회(현 의성교회)에서 창립 노회를 개최하고, 초대 노회장 조성암 목사를 주축으로 본격적인 지역 노회의 역할을 시작했다. 노회는 창립기념 사업으로 ‘단기성경학원’을 개설했다. 몇 차례 명칭 변경을 거쳐 현재는 ‘경중성경전문대학’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84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과거에는 학교를 통해 증경총회장 신세원 목사, 총회총무 이재영 목사 등 목회자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는 성도들의 신앙 교육의 중점을 둔 교육기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경중노회 역사에는 분열과 연합이 함께 공존한다. 1960년 WCC 가입 문제로 일부 교회가 통합 측으로 ‘이탈’했고, 1961년에는 고신 측 일부 교회와 ‘합동’이 있었다. 1970년대 들어서는 급격한 부흥기를 맞아 매년 평균 2개 교회가 설립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고, 1979년에는 105개 교회가 소속된 전국 최대 규모의 노회로 발전했다. 그러나 2002년 남부·군위 시찰 33개 교회가 경신노회를 설립하며 또다시 분열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경중노회 산하 교회에서는 걸출한 인물을 많이 배출 되기도 했다. 신세원 목사, 김인식 목사, 이재영 목사, 우성기 장로, 김상권 장로, 정차순 권사 등이 대표적이다.
노회는 2005년 <경중노회 100회사>를 출간하며 총 374페이지에 달하는 노회 역사를 세세히 담아 기록했다. 여기에는 ‘노회 산하 출신 인물들의 일대기’ ‘노회 탄생 과정’ ‘노회 초기 모습’ ‘통합과 분열의 수습기’ ‘노회 부흥과 수난기’ 등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경중노회는 기독교 순교 유산 발굴과 선양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옛 의성경찰서 터에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을 개관해 한국교회의 주목을 받았다. 이 사업의 초석을 닦은 인물이 경중노회 추성환 목사, 신칠성 장로다. 추 목사와 신 장로는 노회를 통해 기념사업위원회 발족을 건의했고, 경중노회는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 정신을 잇겠다는 자부심 하나로 사업의 시발점을 제공했다. 이후 지역교회와 교단 나아가 한국교회의 후원과 지지를 이끌며 총회로부터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4호 지정, 용지 매입, 6년 여에 걸친 완공까지 순교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경중노회 모든 교회는 ‘군 단위’에 있는 농촌교회들로 구성돼 있다. 인구 소멸은 한계점에 다 달았고, 한국교회 리더를 배출하던 명성은 잦아들었다. 노회는 이제 메말라 가는 농촌 사역의 활로를 찾고, 한국 기독교의 순교 정신을 보존하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기독신문 – 경중노회 간담회
기독신문 “접점 만드는 계기 되길”
“의성 산불, 신문 역할·협력 컸다”
“농촌 사역 알리는 협력 이뤄지길”
기독신문이 6월 10일 경중노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신문사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기독신문 사장 태준호 장로는 “노회가 그동안 신문사에 대한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라면서 “노회 순방이 신문사와 노회간 교차점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번 의성 지역 산불처럼 긴급재난 상황 시 신문사와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협력을 요청했다.
노회원들은 먼저 “이번 경북 산불로 피해를 본 교회와 성도들이, 기독신문을 통해 돕는 손길이 많이 생겨날 수 있었다”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농촌교회는 도시교회와 다른 시대적 과제가 있다”며 “초고령 사회에 있는 농촌 지역의 삶과 사역이 조명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도 고민할 수 있는 기사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또 “최근 농촌지역에도 동성애와 관련된 이슈가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다”며, “교단지가 농촌 교회 목회자들에게 바른 신앙관을 갖고 지도할 수 있도록 양질의 기사를 많이 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독신문은 경중노회 임원들에게 ‘교단지 활용’ ‘신문 아카이브’ ‘기독신문 AI’ 등 다양한 주제로 교제를 나누며, 농촌교회 사역에 관심과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