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방문해 종교계 우려에 해명
더불어민주당 송기헌·이용선 의원이 5월 27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고경환 목사, 이하 한기총)를 방문해 고경환 대표회장 등과 만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종교계의 우려에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 차별금지법 입법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당내 조찬기도회장을, 이 의원은 종교특별위원회 총괄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둘 모두 기독교인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공동부회장 전혁진 목사(예장 중앙)는 “차별금지법은 기독교의 가르침과 충돌한다”며 우려를 전했고, 엄기호 전 대표회장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2017년 3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세계 여성의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에 참석, “공공기관에 성소수자를 30% 이상 채용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당연히 제정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었다. 그러나 이용선 의원은 “당시 고위 공직자 내 여성 비율을 높이자는 취지로 사용한 ‘성소수자’라는 표현이 오해를 불렀다”고 해명했다.
이용선 의원은 또 “이재명 후보도 지난 TV토론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사회적 대화가 충분하지 못했고 여러 문제가 있어 시기상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게 현재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5월 18일 토론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지금 너무 현안들이 복잡한 게 많이 얽혀 있어서 이걸로 새롭게 논쟁, 갈등이 심화되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기 어렵다”며 예전 입장에서 한 발 물러셨다.
한편 이날 만남에서는 한기총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가 각 정당에 제안한 ‘기독교 10대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고경환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정책 제안으로 공감한다. 가능한 각 정당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정책에는 ▲생명존중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출산‧돌봄‧교육 국가책임제 실시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장을 위한 청소년 교육지원정책 ▲종교자유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제도 ▲사립학교 자율성 및 종립학교 종교교육의 자율 보장 ▲‘종교법인법’ 제정 ▲‘중독예방과 치료에 관한 법률’ 제정 ▲‘기독교문화유산보호법’ 제정 ▲남북교류 및 통일 정책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기후변화 정책 등이 담겼다.
한편 의원들과 함께 내방한 장헌일 목사(국회조찬기도회 지도위원)는 “국내 7대 종단이 참여하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서 한기총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종교 간 협력의 가교 역할을 당부했다.
엄기호 목사는 “정치권이 여야 정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하나 돼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경환 대표회장은 대화를 마치며 “대통령이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을 위해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는 지도자가 되도록 도와 달라”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