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측, “괴롭힘 예방 위한 성경적 틀” 주장
영국성공회(Church of England)가 최근 개정한 학교 폭력 방지 지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의 인권단체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은 해당 지침이 ‘진보적 어젠다 세뇌’를 조장하며 성경적 원칙을 진보적 이념으로 대체하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성공회는 이를 괴롭힘 예방을 위한 성경적 틀이라고 옹호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모두를 위한 번영(Flourishing for All)’이라는 새 지침서에 대해 크리스천컨선은 5월 13일 성명을 통해 “이 문서는 비판 이론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며, 성경적 세계관이 아닌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와 연관된 이념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특히 해당 지침이 인간의 번영을 ‘어린이들이 성적 및 성 정체성 등 보호받는 특성을 탐구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이는 기독교 윤리와 양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크리스천컨선은 이 지침이 ‘교차성’(intersectionality)과 같은 세속적 이념에 기반하며, 기독교적 평등보다 교차성에 치우친 접근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이들은 영국성공회 내에서 일어난 사례들을 들어, 목사들이 LGBT 이념에 대한 견해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해고되거나, 트랜스젠더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버나드 랜달(Bernard Randall) 목사는 학생들에게 성소수자 이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후 해고됐으며, 영국성공회는 그를 ‘위험 인물’로 낙인 찍었다고 했다. 또 부모들이 자녀의 사회적 성전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기독교 교사가 성경적 신념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사례도 나왔다.
크리스천 컨선은 “이 지침은 영국교회가 관리하는 4,500개 학교에서 성경적 도덕성을 지키지 못하는 증거”라며 “기독교적 가치와 양립하지 않는 세속적 이념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괴롭힘 방지’ 조항을 기독교 교사들이 성경적 견해를 표현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기독교 신앙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문제가 생기면 교사와 성직자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영국성공회는 “이 지침은 ‘괴롭힘 예방을 위한 성경적 틀’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든 어린이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엄성과 연민을 가지고 대우받아야 한다는 성경적 이해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영국성공회 대변인은 “이 지침은 모든 어린이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으며 존엄성과 연민을 가지고 대우받아야 한다는 성경적 원칙에 근거한다”며, 평등법(2010년 법률)에 따른 차별 방지 조항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