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심장이식 어린이와 장기기증인 유가족의 감동적 만남 : 사회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천사의 심장 덕분에 이제 달릴 수 있게 됐어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주최
5월 1일, 심장이식 어린이들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만남

심장이식으로 회복한 아이들,
어버이날 맞아 카네이션 전해
유가족, 어린이날 선물로 화답

13개월 아들 장기기증한 부모
아이 심장도 어디선가 뛸 것
현재 유가족-이식인 교류 금지
유가족들 “안부만 전해도 위로”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기증인 유가족 이나라 씨에게 달아주는 심장이식인 김주아 양. ⓒ운동본부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기증인 유가족 이나라 씨에게 달아주는 심장이식인 김주아 양. ⓒ운동본부


“언젠가 기증인 부모님을 만난다면, 건강하게 뛰고 있는 제 심장 소리를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올해 9세가 된 강윤호 군이 씩씩한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강 군은 지난해 1월 31일 심장을 이식받고, 오랜 투병에서 벗어났다.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 강 군은 10차례 넘는 수술과 입퇴원을 반복하다 심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해 올해 처음 학교에도 가게 됐다.

“병원에서 나와 이제 친구들과 수업도 듣고, 같이 뛰어놀 수 있는 것이 가장 신난다”고 밝힌 강 군은 “장기기증인 가족 분들을 만나는 오늘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전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앞둔 가정의 달 첫 날인 5월 1일 낮, 이러한 사연을 가진 심장이식 어린이 가족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3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이하 운동본부)가 서울 서대문구 운동본부 회의실에서 개최한 가정의 달 기념행사 ‘생명나눔, 다시 만난 봄’에서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강 군을 비롯한 심장이식 어린이들의 손에는 직접 만든 카네이션이 들려 있었다. 자신들처럼 장기이식만을 간절히 기다리던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이어준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오른쪽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에게 전달한 카네이션을 만드는 심장이식인 김주아 양과 오빠 김주호 군. ⓒ운동본부

▲(오른쪽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에게 전달한 카네이션을 만드는 심장이식인 김주아 양과 오빠 김주호 군. ⓒ운동본부


생후 7개월 만에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고 국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인공심장에 의존해왔던 김주아 양(4)은 지난 2023년 12월 24일 심장을 이식받고 기나긴 병원 생활을 끝냈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찾아온 심장이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김 양은 고사리손으로 만든 카네이션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이나라 씨(32, 여) 가슴에 달아주었다.

김 양이 건넨 카네이션을 받고 눈시울이 붉어진 이 씨는 2020년, 생후 13개월이 된 아들 서정민 군을 뇌사로 떠나보내며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서 군은 1년 남짓 짧은 생을 마감하며 심장, 폐, 간, 신장을 기증해 세 명의 환자를 살렸다.

이나라 씨는 “오늘 처음으로 장기이식을 받은 어린이들을 만났는데, 정민이의 생명도 어딘가에서 힘차게 뛰고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며 “오늘 만남을 통해 우리 가족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정민이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남겼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대표해 심장이식 어린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도너패밀리(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 장부순 부회장은 “어버이날 아침이면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아들이 하늘에서 보내준 선물 같은 하루”라며 “오늘 만남이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희망을 선물한 만큼 이식 어린이들에게도 더 건강하게 살아갈 원동력을 되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기증인 유가족이 준비한 선물을 받는 심장이식 어린이들. ⓒ운동본부

▲기증인 유가족이 준비한 선물을 받는 심장이식 어린이들. ⓒ운동본부


이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이 심장이식 어린이들을 위해 손수 작성한 편지와 어린이날 선물을 전달했다.

운동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기증과 이식이라는 두 서사가 오늘 한자리에 모여, 한 편의 봄날이 되었다”며 “고귀한 실천으로 생명을 나눈 기증인의 유가족과 그 실천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식인의 교류를 통해 장기기증의 가치가 사회적 공감을 얻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31조에 의해 국내에서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정보 공개가 금지돼 있고, 관계기관 중재 하에 제한적 서신 교류만 이뤄지는 것이 현실.

이에 대해 도너패밀리 강호 회장은 “가족의 생명을 이어받은 이식인들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유가족들은 큰 위로를 받는다”며 “유가족과 이식인이 서로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물꼬가 트여, 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정서적 예우 제도가 자리잡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기이식 어린이 초청행사에 참석한 도너패밀리와 심장이식 어린이 가족들. ⓒ운동본부

▲장기이식 어린이 초청행사에 참석한 도너패밀리와 심장이식 어린이 가족들.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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