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깨달아지는 것이 있습니다.
인생은 한없는 기다림과 인내 속에서, 제 길 찾아 흘러가는 강입니다.
산 정수리 떨어진 빗방울이, 능선 타고, 경사를 타고, 산 흙에 스며들어서도,
계곡 도랑을 거쳐, 마을 시내를 이루며, 도시를 휘감는 강으로 흐르고,
가야 할 바다를 향해 갈 뿐입니다.
그리고 또 하늘로 증발되어 올라가, 반복의 주기를 이루고 완성될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그 강 위에 실려 가는, 떠내려가는 부유물 한 점.
흐르는 것일 뿐.
그러나 그 하릴없는 실려 감 속에서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었어도,
인내라는 은혜 속에서, 우리의 할 일을 할 뿐입니다.
바람은 불고, 파도는 치고, 새는 울며,
나뭇잎은 서로를 스쳐 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러나 푸른 하늘 흰 구름은 떠 있고,
그 하늘 바라보며 우리는 별처럼 또 하루의 날 수들을 세며,
여울의 진동을 넘는 평안을 누릴 것입니다.
작은 일을 이루려면 부지런함 속에 열정을 가지고,
큰일을 이루려면, 기다림과 인내를 쌓아 가야 할 것입니다.
삶은 어제의 웃음이 오늘의 웃음을 보장해 주지는 않으나,
그 웃음의 여운과 향기가, 오늘의 슬픔을 건너갈 삶의 훈기를 주기는 합니다.
오늘도 주님 발 아래 엎드려 그의 자비를 구합니다.
주님의 긍휼히 여기심 없으면, 삶은 자책과 힘겨움으로 주저앉고 또 그만두고 싶은,
힘겹고 지루한 검투 경기장.
주님 부끄러운 인생 불쌍히 여기사, 주님 사랑 빛 비추시사,
어둠 속에서 일어나 하늘 향해 피어지게 하소서.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