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칭의론에 대한 재조명’
몰트만 교수 강연문도 수록
한국신학아카데미 ‘신학포럼’ 제1호가 최근 발간됐다.
이번 논문집은 ‘혜암신학연구소’에서 ‘한국신학아카데미’로 명칭이 변경된 후 처음 나왔다. 논문집 명칭도 ‘신학과 교회’에서 ‘신학포럼’으로 바꿨다.
원장 김균진 박사는 “특정 인물을 기념하던 연구소라는 인상을 벗어나 더 보편성을 가진 연구기관으로 발전하면서, ‘신학과 교회’란 좁은 차원을 넘어 오늘 우리 시대 새로운 현실과 사명에 좀 더 가까이 부응하고자 명칭을 변경했다”고 소개했다.
김균진 박사는 “오늘 한국은 물론 세계 전체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격랑 속에 있는 가운데 구원론, 곧 사도 바울의 이신칭의론 문제를 다루는 것은 시대 상황과 동떨어진 진부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본 연구원의 일차 목적은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문제들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세계 속에서 기독교 진리를 바르게 세움으로써,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 사회와 세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신학포럼’ 1호에는 ‘칭의론에 대한 재조명’을 특집으로 지난해부터 아카데미에서 진행했던 칭의론 세미나 강의 내용을 수록했다. 정일웅 박사의 ‘코메니우스의 구원론: 믿음, 소망, 사랑과 이신칭의와의 관계’, 오성종 박사의 ‘율법과 복음의 관계: 루터와 칼빈과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의 입장 비교를 통한 연구’, 김동춘 박사의 ‘개인 구원을 넘어 사회적 칭의론을 향하여: 구원론의 지평 확대’, 김영한 박사의 ‘칭의와 정의: 사회적 칭의론에 대한 신학적 평가’ 등이다.
이 외에도 원장 김균진 박사의 ‘바울의 이신칭의론의 인격적 사회정치적 의미: 바울의 이신칭의론의 통합적 이해를 향해’, 이민애 박사의 ‘속죄의식 폐기의 관점에서 보는 바울과 루터의 믿음: 매개적 신앙에서 직접적 신앙으로’ 등이 담겼다.
김균진 박사는 “논문집에서 이신칭의론에 관한 ‘절대적’ 진리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신칭의론 속 다양한 내용들과 의미를 살펴보고, 연구와 토의를 자극해 이신칭의론이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물론 오늘 우리 사회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목회자들이 이신칭의론에 대해 어떻게 설교하고 가르쳐야 할지 등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학술세미나를 진행하고 논문을 쓰면서, 사도 바울이 참으로 위대한 선교사인 동시에 기독교 사상가였음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바울에 대한 보다 더 깊은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며 “이 논문집을 통해 사회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실천에, 또 목회자들의 설교와 가르침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논문집에는 특히 위르겐 몰트만 박사의 2020년 3월 3일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대성당 강연문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Wo aber Gefahr ist, wächst das Rettende auch)’ 번역본이 게재됐다.
이를 번역한 곽혜원 박사(경기대 초빙교수)는 “이 글의 중심 주제는 오랜 세월 많은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쳐왔던 주제, 곧 삶의 세계를 파괴하는 위협에도 생명에 대한 사랑, 생명의 문화가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오늘날 유럽에서 생명에 반하는 증오와 적개심, 테러와 죽음을 일으키는 새로운 형태의 신(新)민족주의와 핵무기, 생태계 위기 등이 인류의 미래는 물론 지구상의 생명 공동체를 파멸로 이끈다고 우려하면서, 인류와 지구가 함께 공동으로 살아가는 생명의 문화를 대안으로 제시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