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그리스 서북부 니고볼리 방문한 적 있을까?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46] 제3차 전도여행(33) 니고볼리(1)

그리스 서북부 알바니아 방면
방문했단 전도여행 지도 없어
바울 니고볼리 가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가지 못했을까


▲알바니아의 휴양지 사란다 항구.

▲알바니아의 휴양지 사란다 항구.


“내가 아데마나 두기고를 네게 보내리니 그 때에 네가 급히 니고볼리로 내게 오라. 내가 거기서 과동하기로 작정하였노라(디도서 3장 12절)”.

위 글은 사도 바울이 아들처럼 여기는 디도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구절이다. 바울은 니고볼리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겨울을 보냈을까?

서북부 그리스 현지에서 니코폴리스(Nicopolis)라고 부르는 이곳은 오늘날 주민이 거의 없고, 2천 년 전에 만든 고대 로마 시대 유적만 남아 있다. 바울은 4차 전도여행(마지막 로마에 재판받으려고 간 여행을 포함해) 기간 중 니고볼리를 방문하였을까?

그렇다면 바울의 4차례에 걸친 전도여행을 보여주는 지도에 바울이 서북부 그리스를 방문한 여정이 표시돼 있어야 한다. 필자는 바울의 전도여행 4차례 지도를 여러 개 찾아보았지만, 니고볼리가 있음직한 장소를 바울이 방문하였다고 표시한 지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알바니아-그리스 국경 검문소.

▲알바니아-그리스 국경 검문소.


제1차 전도여행에서 바울은 아예 그리스를 방문하지 않았다. 제2·3차 전도여행에서는 네압볼리,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 아덴(아테네), 고린도, 겐그레아 등만 방문한 것으로 동선(動線)이 표시되어 있지, 서북부 그리스(오늘날 알바니아 가까운 곳)에는 아예 동선이 없다.

독자들은 갖고 있는 성경 뒤에 일반적으로 들어 있는 바울의 전도여행 지도를 살펴 보기를 바란다. 만약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했다면 분명히 오늘날 알바니아 국경 근처 서북부 그리스를 방문했다는 동선이 그려져 있어야 함에도, 필자는 그런 지도를 여태까지 본 적이 없다.

디도에게 보낸 바울의 편지 구절을 자세히 보면 “내가 거기서(니고볼리) 겨울을 보낼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즉 이 편지는 사도 바울이 니고볼리에서 보낸 것이 아니다. 만약 니고볼리에서 보낸 것이라면 “내가 여기서(니고볼리) 겨울을 보낼 것이다”라고 쓰여야 한다. 그렇다면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하였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렇지만 디도서 3장 12절 말씀만으로 사도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하였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즉 바울은 “나는 니고볼리에 가서 겨울을 보낼 것이니, 너(디도)는 그곳으로 오라”는 내용의 글을 디도에게 보낸 것이다. 여행 예정은 변경될 수도 있다.


▲알바니아 국경과 프레베자 중간에 있는 이구메니사 항구.

▲알바니아 국경과 프레베자 중간에 있는 이구메니사 항구.


필자는 바울이 니고볼리 지역으로 전도여행을 갈 예정이었으므로 디도에게 그렇게 편지를 썼으나, 무슨 이유인지 니고볼리 방문을 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성경학자들이 바울의 니고볼리 전도여행을 확신하는 중거를 발견하였더라면, 앞서 언급한 대로 바울의 전도여행 지도에는 니고볼리 동선이 연결됐으리라 생각한다.

니고볼리는 로마 제국 첫 황제가 된 옥타비아누스가 기원전 31년 벌어진 악티움 해전(Battle of Actium)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해전 장소에서 북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에 만든 도시로서, 도시 이름은 ‘승리의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도시 규모는 상당히 컸으므로 당시 유적 일부가 오늘날에도 제법 많이 남아 있다. 즉 오늘날 그리스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서 고대 유적을 볼 수 있는 유적지는 아테네, 빌립보, 고린도, 스파르타, 데살로니가 등지가 아닌 바로 니고볼리이다.

필자는 알바니아 남부도시 사란다(Saranda)에서 이른 새벽 버스를 타고 니고볼리를 향해 출발했다. 집주인 에랄드(Erald)가 자신의 일제 소형 승용차(기아자동차 모닝 크기)에 4명(필자와 집사람, 중학교에 입학한 손녀와 외손녀)을 태우고 여행 가방 여러 개를 실었다.


▲프레베자 시내. 이곳에서 8km 북쪽에 니고볼리 유적지가 있다.

▲프레베자 시내. 이곳에서 8km 북쪽에 니고볼리 유적지가 있다.


작은 트렁크에 큰 가방과 작은 가방 각각 한 개를 넣으니 공간이 없어 다른 가방들은 모두 무릎 위에 놓았다. 조그만 공간에 이렇게 여러 명과 많은 짐을 실은 것이 신기하였다. 시내에 있는 조그만 버스터미널에 오전 5시 50분에 도착해, 6시 30분에 출발하였다.

필자는 고마워서 출발 전 에랄드에게 감사 표시로 작은 돈을 주었으나, 그는 사양하였다. 필자가 계속 강권하자, 그는 고맙다고 받았다. 우리는 오전 8시 국경을 통과해 10시 40분 프레베자(Preveza)에 도착했다. 니고볼리에 가려면 이 도시를 통과해야 한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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