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은 성찬식을 통해 우리에게 몸과 피를 나눠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진정 기뻐하시는 것은 예수님에 구속의 삶을 우리가 함께 사는 것입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이 그렇습니다.”
연동교회 이성희 원로목사가 장기기증의 의미를 강조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이하 본부)는 1월 21일 서울YMCA에서 창립 34주년 기념식을 열고, 참석자들과 함께 생명나눔의 가치를 돌아보며 지금처럼 사랑으로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행사에는 리빙도너(생존 시 신장기증인)와 도너패밀리(뇌사장기기증인 유가족)를 포함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생명나눔 34년, 사랑으로 잇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처럼, 이들은 그간의 장기기증 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기념했다.
본부는 1991년 창립 이후 122만여 명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를 모집하며 국내 생명나눔 운동을 선도해 왔다. 매년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정하고 교계와 협력해 예배와 거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박진탁 이사장은 “내 몸 한 부분이 누군가에게 생명을 줄 수 있다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며 생녕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념식에서는 직접 생명나눔을 실천한 소중한 사례가 소개됐다. 2020년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아들을 떠나보낸 박병호 목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아들은 7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교사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가족교환 신장기증인 유영서 씨와 이식인 정영희 씨는 결단 과정에서 겪은 현실적인 어려움과 감사를 전했다. 두 사람은 “서로 싸우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짝지어 주셨음을 믿기에 이 아름다운 릴레이를 이어가자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2008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세상을 떠난 김유신 씨의 아내 정선자 씨는 “남편은 하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혼자가 아니기에, 주변에서 함께하는 가족들과 하늘에서 바라보는 이를 생각하며 늘 긴장감을 갖고 지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본부는 2024년 장기기증 활성화에 기여한 단체와 개인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국다케다제약, 할렐루야교회, 강호 도너패밀리 회장, 김용석 전 서울시의원, 백상현 후원회원, 이태조 새생명나눔회 회장, 최재란 서울시의원, 최혜영 예풀뮤직 대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재란 서울시의원은 “신이 모든 걸 할 수 없어 엄마를 보냈다는 말이 있듯,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그런 역할을 해왔다”며 “서울시에서도 이 소중한 사역에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엽 상임이사는 “지난 34년간 생명나눔 운동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간증과 나눔이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더욱 활발한 장기기증 문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