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책임론 커지자, 뒤늦게 윤관석·이성만 탈당 요구… 與 “李 내로남불”|동아일보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이성만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5.3 뉴스1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이성만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5.3 뉴스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 이성만 의원의 탈당을 사실상 종용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 이상의 여론 악화를 막아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들의 각종 논란 및 비위에 곧장 칼을 빼든 것과 대비해 ‘방탄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 지도부가 당초 “당 차원의 자체 조사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여론 뭇매가 이어지자 뒤늦게 탈당 조치를 취하는 등 우왕좌왕해온 것을 두고 당 내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게도 (두 의원 탈당과) 동일한 잣대를 대라”며 ‘이재명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공세에 나섰다.

● “탈당 거부하던 두 의원 3일 발표 직전 결심”

조정식 사무총장은 전날 윤 의원과 이 의원에게 탈당을 간곡하게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도 두 의원에게 거듭 탈당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의원이 3일 오전까지도 ‘검찰 조사도 안 받고 어떻게 탈당하느냐’고 반발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이 ‘자진 탈당’ 형식을 끝내 거부할 경우 최고위 차원에서 탈당을 요구하는 사실상의 출당 조치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두 의원이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하기 직전에서야 탈당 결심을 한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검찰 조사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해 온 당 지도부가 검찰의 압수수색 21일 만에 강경 모드로 선회한 것은 당 안팎에서 터져나온 ‘이재명 책임론’을 의식했다는 해석이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가 책임있게 이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박용진 의원),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갔는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둘 가능성이 있다”(이원욱 의원)는 등의 반발이 본격 제기됐기 때문. 여기에 국민의힘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현아 전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에 착수하고, 각종 설화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번 수사가 ‘검찰의 야당 탄압’이란 점과 탈당은 ‘선당후사’에 따른 결정이란 점을 강조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윤 의원은 탈당 후 페이스북에 “녹취록의 일방적 정황에만 의존한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 기획 수사”라고 썼다. 이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검찰의 정치공세”라며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두 의원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 요구가 들이닥칠 텐데 탈당이라도 해야 동정표라도 받지 않겠느냐”라며 “송영길 전 대표가 먼저 탈당을 한 것도 두 의원의 탈당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당내 “지도부 방치에 뒤늦게 탈당” 비판

두 의원의 탈당 발표로 조금 누그러졌지만 당 지도부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반발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날 박광온 원내대표 체제에서 처음 열린 의원총회에선 당의 전폭적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초선의 홍기원 의원은 의총에서 “(두 의원의 거취를) 지도부가 빨리 정리했어야 했는데, 방치하다가 ‘쇄신 의총’을 한다고 하니 뒤늦게 자진 탈당을 한 모양새가 됐다”며 “원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재선 김영진 의원은 “1박 2일이 되더라도 의원 전원이 참여해 집중적으로 당 쇄신을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권은 ‘이재명 내로남불’ 프레임을 내세워 공세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이 침몰하든 말든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 규정한 이 대표가 돈 봉투 살포는 철저히 남의 일이라고 본 모양”이라며 “탈당한 의원에게 했듯이 이 대표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대라”고 했다. 같은 당 김병민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자진 탈당을 하더라도 언제든 시간이 지나면 개선장군처럼 돌아올 수 있음을 이미 민형배 의원이 보여줬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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