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계획…이스라엘 '사법개혁' 반대 국방장관 해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아직 러시아의 핵무기 이동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정부의 ‘사법개혁’ 강행에 반대한 국방장관이 해임된 가운데 반정부 시위가 더욱 격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했다는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서방 국가들과의 긴장 국면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러시아 국영 방송인 ‘로씨야 24’와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7월 1일 벨라루스 땅에 전술 핵무기를 위한 저장고가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러시아가 핵 위협을 한 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더불어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우리의 잘 알려지고 효과적인 이스칸데르 시스템을 벨라루스에 인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수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항공기 10대가 이미 벨라루스에 배치돼 있고, 4월 3일 이에 대한 훈련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번 조처를 미국의 행동에 견주면서 당위성을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어떤 행동을 빗대 이야기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유럽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도 특이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핵무기 비확산에 대한 국제적 의무와 우리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고, 똑같이 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는 동유럽의 나토 동맹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나토 3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는 남쪽 국경을, 러시아와는 서쪽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줄곧 나토 가입을 원해왔지만,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 위협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고요. 이는 전쟁을 벌인 명분의 하나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자국 밖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한 전례가 있나요?

기자) 1991년 소련 붕괴 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소련 체제 시절,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에 핵무기가 배치돼 있었는데요. 각국이 러시아로 핵탄두를 이전하기로 합의하고 1996년 이전을 완료하면서 현재 이들 국가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벨라루스 전술 핵무기 배치는 벨라루스의 요청에 따른 거라고 하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다만,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의 통제권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미국 정부 반응 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상당 기간 전략 핵무기 이전 문제를 논의해왔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미국 정부가 두 나라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 관리는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전략적 핵 태세를 조정할 어떠한 이유도, 또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어떠한 징후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26일, 비슷한 요지의 공개 발언을 했습니다.

진행자) 커비 조정관의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커비 조정관은 26일 미국 CBS 시사주간 프로그램인 ‘페이스더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벨라루스나 기타 다른 곳으로 핵 무기를 옮겼다는 어떠한 징후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한 “핵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며 어떠한 핵전쟁도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만일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건 분명히 중대한 선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우리가 자체적인 전략 억제 태세를 변경하게 할 어떠한 것도 보지 못했다”면서 미국은 매일 러시아의 핵무기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측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나토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나토는 국제적 약속을 존중하면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핵 발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는데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26일 트위터에, 벨라루스가 러시아 핵무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긴장 고조행위이자 유럽의 안보 위협을 의미한다면서, 이를 멈추는 것은 벨라루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EU는 추가 제재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벨라루스를 인질로 삼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NSDC) 서기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크렘린이 벨라루스를 핵 인질로 삼았다”면서 벨라루스 사회에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극대화할 것이며, 벨라루스 내부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트위터에, “푸틴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전술 핵무기로 겁을 주는 것뿐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특별회의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이스라엘 경찰이 27일 텔아비브 시내 도로를 점거한 사법개혁 반대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정국이 요동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이른바 ‘사법개혁’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 최대 노조가 27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이스라엘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 방침에 반대한 장관이 전격 해임되는 사건도 벌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이 26일 전격 해임됐습니다. 갈란트 장관은 전날(25일) 정부의 사법개혁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이를 강행할 경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바로 다음 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네타나후 정부의 이 같은 조처는 시위대에 더 기름을 부은 셈이 됐습니다.

진행자) 갈란드 장관 해임 소식에 시위가 더 격화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6일 주요 도시 곳곳에서 갈란트 장관 해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야권과 법조계, 시민단체와 학생 등은 정부의 사법개혁 추진을 ‘사법쿠데타’로 규정하고 주요 도시에서 13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갈란트 장관의 해임 소식에, 일단의 예비역 군인들은 복무 거부를 선언하고 시위에 가세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와 당국 간에 충돌은 없었습니까?

기자) 텔아비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당한 물리적 충돌이 있었습니다. 수만 명의 시민들은 26일 밤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요. 텔아비브의 일부 도로를 점거하고 도로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사법개혁이 왜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의 골자는, 사법부의 힘을 빼고 의회의 힘을 늘린다는 게 핵심입니다.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즉 국민의 손으로 뽑지 않은 사법부가 너무 많은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그래서 대법원 등 각급 법원 판사를 뽑는 위원회에 의회 의원들을 많이 참여하게 하고, 심지어 대법원 판결도 의회의 표결을 통해 뒤집어질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뭔가요?

기자) 사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입니다. 사법부가 힘을 잃게 되면 의회와 정부를 견제하기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여기에 현재 뇌물 수수와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통해 처벌을 피하려는 술수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주요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거군요?

기자) 네. 보건과 교통, 금융분야 약 80만 명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이스라엘노동자총동맹(히스타드루트)’이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그 여파의 하나로,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항공편이 이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주요 의사 노조 등 다른 필수 부문에서도 파업 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 같은 사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당초 27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었는데요.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측근들과 밤새워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새 담화 발표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에 앞서 이츠하크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안보와 경제, 사회 모든 것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스라엘 국민의 통합과 책임을 위해 입법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반응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왓슨 대변인은 민주주의 사회는 견제와 균형을 통해 강해지고 변화하며 이는 대중의 지지를 통해 이뤄진다고 강조하면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타협점을 찾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더불어 이스라엘의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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