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연재해로 작년 이주민 340만 명…공화 강경파, 바이든 우크라이나 방문 비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지난 한 해 자연재해로 인한 이주 사례가 급증하면서 약 34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의회 내에서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지난 1월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가 1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작년에 자연재해로 인한 이주 사례가 아주 많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구조사국은 지난 2022년 한 해 미국에서 자연재해로 인해 거주지를 떠난 사람이 약 3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기후 관련 현상이 미국 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각종 기상이변을 피해 타지역으로 이주하는 이른바 ‘기후 이민(Climate Immigration)’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자연재해로 인한 이주민이 적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 겁니다.

진행자) 주로 어떤 자연재해 때문에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걸까요?

기자) 허리케인으로 인한 이주가 압도적으로 많았고요. 홍수와 화재, 토네이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재해 발생 후 거의 40%는 일주일 이내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16%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12%는 6개월 이상 대피해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가 어떻게 이뤄진 겁니까?

기자) 인구조사국이 지난 1월 4일~16일, ‘가구 동향 조사(Household Pulse Survey)’를 통해 수집한 6만8천여 개의 응답을 기반으로 이번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0년에 시작된 연방정부의 이재민 추적 조사의 일환이기도 한데요. 인구조사국은 이번에 나온 수치가 ‘실험적’이며 ‘표본 자료’를 기반으로 추정했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자연재해는 보통 지역의 기후와 상관있지 않습니까? 주마다 피해 규모가 다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일부 주는 다른 주보다 훨씬 더 큰 재해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플로리다주입니다. 지난 한 해 88만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요. 플로리다는 미 남동부 끝자락에 있는 지역으로 여름철이면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합니다. 플로리다주는 인구가 2천200만 명가량 되는데요. 그러니까 인구의 약 4%가 지난해 자연재해 때문에 이재민이 된 겁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 외에 또 피해가 컸던 지역은 어디인가요?

기자) 남부 루이지애나주에서도 작년에 36만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멕시코만을 끼고 있는 루이지애나 역시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가 잦은 편인데요. 플로리다주와 비교해 수치는 적지만, 루이지애나 인구가 약 460만 명 정도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 비율로는 훨씬 더 피해가 컸던 겁니다.

진행자) 반대로 이재민이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어디죠?

기자) 미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과 중서부 대평원지대의 이주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인디애나와 메인, 노스다코타, 아이오와주의 경우 지난해 자연재해로 인한 이주율이 0.2%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작년에도 여러 자연재해가 미국을 덮쳤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작년에 18건에 달하는 극단적 기상 현상이 발생했으며 피해액이 총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지구의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더 강력한 기상 재해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재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되면 말 그대로 고생이 시작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약 50만 명의 주민들은 주택 부족을 비롯해 식량, 물, 위생 시설, 보육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인구조사국 추정치에서 또 눈여겨볼 만한 내용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이주자들 간에 경제적 상황과 인종, 성정체성에 따른 격차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연 소득이 2만 5천 달러 미만인 사람들은 모든 소득계층 가운데 이주율이 가장 높았고요. 또 흑인과 중남미계 거주자들이 백인 거주자들보다 이주율이 좀 더 높았습니다. 또 자신을 성소수자인 LGBTQ라고 밝힌 성인들의 4%가 자연재해로 집을 떠나야 했는데요.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의 비율 1.2%보다 높았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국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 ‘사빈기후변화법센터’의 마이클 제라드 소장은 ‘NBC’ 뉴스에, “이런 수치는 개발도상국에서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이런 수치를 보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제라드 소장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현상이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수치가 점점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이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더 적극적인 대비를 촉구했습니다.


론 드샌티스 미 플로리다 주지사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요. 미국 의회에서는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차기 2024년 대선에서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꼽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나라에 대통령이 방치하고 있는 많은 문제가 쌓이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문제를 돌보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날이 미국에서 의미 있는 날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월 세 번째 월요일이었던 20일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기념하는 연방 공휴일인 ‘대통령의 날’이었습니다. 또한, 이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나흘 앞둔 시점이기도 했는데요. 사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크이우를 전격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5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하는 한편,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계속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드샌티스 주지사는 대통령이 국내에 산적해 있는 문제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입장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그곳에 있는 동안 나와 많은 미국인은 속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국경에 관해서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국경 보안을 위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어 “수백만 명이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고 또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본토를 날아다니게 하는 국가적인 망신도 당했다”며 대통령이 국내 현안을 더 잘 다룰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또 누가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내 강경파로 손꼽히는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우리의 국경이 위기에 처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 집에 낮잠이나 자러 갔다”라며 “그래서 ‘대통령의 날’에 우크라이나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버리는 것이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강경 보수 성향으로 종종 백악관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역시 트위터에 “바이든은 ‘대통령의 날’에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 지역에 가지 않고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로 갔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린 의원이 왜 오하이오주를 언급한 겁니까?

기자) 지난 3일,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 지역을 이동하던 ‘노퍽서던철도’의 화물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났기 때문입니다. 탈선 사고로 큰 화재가 나고 지역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는데요. 특히 열차에 실려있던 유해 물질이 토양과 시내에 유입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요.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이렇게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지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20일 트위터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계속 함께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도력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네요?

기자) 맞습니다. 애덤 쉬프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절대 깨뜨릴 수 없는’ 지지를 보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우리는 러시아 침략자를 몰아내고 민족 자결권을 향유하며 평화롭게 살기 위해 투쟁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서 되려 쓴소리를 내는 의원들도 있다고요?

기자) 네, 제이슨 크로우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20일 ‘MSNBC’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공화당 의원들은 “국가 안보나 외교 정책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정되고 번영하며 자유로운 유럽과 자유세계를 갖는 것이 우리의 전략적 이익과 안보 이익 그리고 미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시내 주택에 판매 완료 팻말이 설치돼 있다. (자료사진)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시내 주택에 판매 완료 팻말이 설치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미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1일 발표에서 지난 1월 미국 기존주택 거래 건수가 전달에 비해서 0.7%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표로 미국 기존주택의 연간 거래량은 400만 호로 집계됐습니다. 기존주택 연간 매매량은 지난 2022년 1월에는 630만 호 이상이었는데요. 1년 사이 40%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기존주택 매매량 감소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기존주택 매매는 지난 12개월 연속해서 감소했는데요. 12개월 연속해서 감소한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긴 기간입니다. 그리고 1월의 기존주택 매매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현재 주택 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주택 물량은 어느 정도죠?

기자) 시장에 올라와 있는 기존주택은 약 98만 호인데요. 1년 전보다 약 15% 이상 늘어난 겁니다. 1월의 기존주택 매매량을 토대로 보면, 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주택 물량이 모두 소진되기까지는 2.9개월이 걸리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1월 기존주택 매매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1월에 매매된 기존주택의 중간값은 35만9천 달러였습니다. 앞선 해 같은 기간보다 1% 이상 오른 겁니다. 기존주택 매매의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체 매매 건수 가운데 첫 주택 구매자들이 약 1/3 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찰로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약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존주택을 팔기 위해서 시장에 내놓으면 보통 팔리는 데 얼마나 걸리죠?

기자) 1월의 상황을 보면, 기존주택이 부동산 시장에 나와 있는 평균 기간은 33일이었습니다. 앞선 12월의 26일에서 일주일 더 늘어난 겁니다. 1월에 거래된 기존주택 가운데 절반 이상은 거래되기까지 한 달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시장에 나온 기간이 오래될수록 거래 가격은 내려가게 되는데요. 부동산중개인협회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올라온 지 60일이 넘은 주택은 최초 제시 가격보다 10% 정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부동산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기준금리죠?

기자) 맞습니다. 대부분의 개인이 거래하는 품목 가운데 아마 가장 비싼 것이 바로 집일 텐데요. 목돈이 들어가는 만큼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mortgage)’를 이용하는 건데요. 모기지 이자율은 아주 직접적으로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모기지 이자율 역시 올라가죠?

기자) 맞습니다. 잘 알다시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총 8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는데요. 이달 초 0.25%P 인상으로 현재 기준금리는 4.5~4.75%입니다. 지난 16일 기준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6.32%인데요. 이는 앞선 해 같은 기간보다 2.5%P 정도 오른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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