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친구 언니 돌보다 유기치사죄로 법정 선 20대…무죄


인천지방법원 전경/뉴스1인천지방법원 전경/뉴스1

지적장애를 앓던 친구의 언니와 함께 살다가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적장애인인 20대 여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호성호)는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26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31일 오전 8시께 인천시 부평구 소재 주거지에서 함께 살던 B씨(사망당시 25여)가 입에 거품을 문 채로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 위중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뒤늦게 귀가해 당일 오후 3시 호흡이 없는 B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으나, 신고 50분 뒤 병원으로 이송된 B씨는 끝내 숨졌다. 사인은 급성약물중독이었다.

A씨는 B씨가 우울증, 불면증, 중등도 정신저하도 등으로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고, 2021년 3월~4월 실신해 병원에 이송돼 유일한 보호자로 동행해 24시간 관찰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도 홀로 방치하고 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A씨는 고등학교 시절 같은반 친구였던 C씨와 친해지면서 그의 언니 B씨도 알게 돼 함께 친하게 지냈다. 그러던 중 B씨와 C씨가 어릴 적 부모 없이 생활하다가 2012년 할머니가 숨지고 할아버지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해 보호시설과 정신병원을 전전하던 상황을 알게 됐다.

그러던 중, B씨와 C씨는 아버지와 연락이 닿아 살다가 가정폭력으로 2019년 4월 가출했고, 그 상황을 알게 돼 자신의 집에서 살 수 있도록 거처를 마련해줬다.

그러나 가족들이 탐탁지 않게 여기자 친구인 C씨는 할아버지의 주거지로 돌아갔고, A씨는 남은 B씨와 2021년 1월28일 오피스텔을 구해 함께 거주하게 되면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재판에 넘겨져 갈 곳이 없던 B씨와 함께 살면서 도와주게 된 경위, 9년간 친자매처럼 의지하며 지낸 상황 등을 전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와 B씨 거주 오피스텔 관리소장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평소 손을 잡고 꼭 붙어 다녔다”고 했고, B씨의 활동 지원을 담당했던 장애인활동지원사는 “둘이 싸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피해자는 평소 A씨를 엄마라고 불렀다”며 B씨가 A씨를 의지해왔던 상황을 증언했다.

재판부는 “동거 경위, 피해자가 처한 상황, 관계 등에 비춰보면 아무도 돌보지 않는 피해자를 성심껏 돌봐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의 생명이 위중한 상태임을 알고도 사망하도록 내버려둘 이유는 없어 보이고 그렇게 행동해야 할 합리적 동기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병원에 갈때마다 동행하고 보호에 그 나름의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사망 당일은 평상시 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정은 인지했다고는 보이나 이전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위험에 있다고는 판단하지 못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여러 정황과 증거상 피해자의 위중한 상태를 알았음에도 의도적으로 유기했다는 공소사실과는 부합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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