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마약 관련 범죄자 등 6명 사면…미 대법원장, “대법관 신변 안전은 사법제도의 근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마약 범죄 등으로 복역한 6명을 사면했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연례 연말 보고서에서 대법관들의 신변 안전은 사법제도의 근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새해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면을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6명의 전과자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에 사면받은 사람들은 형을 마친 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 사람들로, “미국은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나라”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견해를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면 대상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우선, 50년 전에 남편을 살해한 80세 여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사는 앤 이븐태머스 씨로, 33살 때 남편을 살인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븐태머스 씨는 남편이 임신한 자신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는데요. 당시 법원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매 맞는 여성 증후군(BWS)’에 대한 전문가 증언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해당 사례는 매 맞는 여성 증후군으로 정당방위를 호소하는 첫 번째 재판이었습니다. 백악관은 이븐태머스 씨 사례는 매 맞는 여성 증후군을 법원이 인정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는데요. 형을 마친 이븐태머스 씨는 현재 의료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사람이 사면을 받았나요?

기자) 이븐태머스 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약과 알코올 관련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77세 찰스 번스 잭슨 씨는 18살 때 위스키를 불법으로 팔아 유죄판결을 받았는데요. 이 때문에 해병대 입대는 좌절됐지만, 교회와 지역 사회를 위해 수십 년을 봉사했고요. 22살 때 코카인 거래를 도와 6개월을 복역한 후 사업체를 일군 66세 게리 파크스 데이비스 씨, 그리고 23살 때 마리화나 밀매에 연루돼 유죄를 받고 2년을 복역한 후, 미 육군에 입대해 명예로운 제대를 한 50세 남성 에드워드 링컨 드 코이드 씨 등이 사면 대상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면된 사람들을 보니까 나이가 다들 좀 있고요. 범죄를 저지른 것도 다들 수십 년 전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사면 대상자들은 현재 복역 중인 사람들을 사면한 건 아니고요. 오래전에 형을 마쳤기 때문에, 범죄기록을 삭제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면 대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약 관련 전과자들을 사면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마약 관련 범죄자들을 사면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보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작년 10월, ‘마리화나 단순 소지’에 따른 마약 사범을 모두 사면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백악관은 6천500명이 사면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앞서 작년 4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3명을 사면하고 75명의 형량을 줄였는데, 이때도 마약 소지, 운반, 유통 관련 전과자가 대다수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마약 관련으로 처벌받은 사람을 구제하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0월, 대대적인 사면 소식을 전하며, 마리화나를 단순히 소지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면서 너무 많은 사람의 삶이 망가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마리화나 사용에 따른 처벌에 있어 인종 간 차이가 있는 점도 언급했는데요. “백인과 흑인, 중남미계가 비슷한 비율로 마리화나를 사용하지만, 흑인과 중남미계가 불균형적인 비율로 더 많이 체포되고 기소되며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마약범죄에 대한 처벌 완화를 주장했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마약의 일종인 마리화나의 연방 차원 합법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마리화나는 많은 주에서 합법이고, 마리화나 소지에 대한 범죄 기록은 고용과 주거, 교육의 기회에 불필요한 장벽을 초래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하지만, “마리화나 밀매와 시판,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판매에 대한 제한 조처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사면한 사람들은 대부분 마약 관련 범죄자들인 셈이네요?

기자) 네, 취임 후 세 차례 사면에서 모두 마약 관련 범죄자들이 주 사면 대상이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평가하는 언론도 있습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사면한 사람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반인들이라며, 하지만 전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인을 포함한 자신의 측근이 사면이나 감형 대상이 많이 됐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면에 대해서 또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2024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대선에 대한 의사를 밝힌 적은 있는데요. 재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인종·범죄 정의 문제에 대한 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습니다. 소수계 인종은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입니다.


존 로버츠 미 연방 대법원 대법원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사법 체계 운영에 있어서 연방 대법관들의 신변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법관들의 신변 안전을 확고히 함으로써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 연례 연말 대법원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히고 연방 대법관들의 신변 보호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지난 2022년에는 대법관들의 신변을 위협하는 일들에 제법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행자) 맞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관련 소식을 몇 차례 전해드리기도 했는데요. 대법관들의 신변 안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것은 작년 5월입니다.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파기한다는 대법원 다수 의견문 초안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된 건데요. 해당 보도가 나간 후 낙태 찬성론자들은 연방대법원 앞으로 집결에 반대 시위를 벌였고요. 일부 시위대는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를 찬성한 대법관들의 자택 앞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들에게 물리적인 피해를 주려는 움직임도 적발됐었다고요?

기자) 작년 6월 초에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자택 근처에 총과 칼, 플라스틱 노끈 등을 소지한 남성이 체포됐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고 하는 데 분노했고 대법관들을 죽이고 싶다고 말해 충격을 더했는데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언론 유출로 인해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암살의 표적’이 됐다고 우려했었습니다.

진행자) 로 대 웨이드 판례는 결국 폐기됐죠?

기자) 네, 작년 6월 24일, 미 연방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 임신 중단을 전면 금지한 미시시피주법에 대해 6대 3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결정으로 50년 가까이 미국 여성들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근거가 된 로 대 웨이드 판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연말 보고서에서 해당 판결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낙태 판결에 따른 위협에 대해서는 적었지만, 판결 자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법적 판단은 대법관들의 의견으로 제시되는 것이며, 자유 국가에서 그들에 꼭 동의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법관들은 자주, 때로는 아주 강하게 동료 대법관의 의견에 반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대법원의 판결이 대법관 9명 의견이 모두 일치해서 나온 결정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보편적 낙태권 폐기에 반대한 진보 성향의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당시 대법원이 선례나 정치적으로 보이는 사안을 뒤집는 데 대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여론조사에 따르면 낙태 관련 결정 이후 대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역사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법관들에 대한 신변 위협이 따르면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낙태 관련 문서 유출과 캐버노 대법관에 대한 협박 사건 이후 연방 의회는 작년에 대법관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와 별도로 작년 12월에는 연방 판사들의 집 주소 등 개인 정보 유출을 금지하는 법안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보복성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 법은 에스더 살라스 연방 판사의 이름을 땄습니다. 지난 2020년, 택배기사로 위장한 괴한이 뉴저지주에 있는 살라스 판사의 자택을 습격해, 당시 스무 살이었던 판사의 아들 대니얼 안덜 씨가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요. 앞서 살라스 판사가 총격범이 관련된 재판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법안 통과에 대해 로버츠 대법원장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고서에서 “사법 보안 필요에 부응해준 의회 의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법 체계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법관 신변 안전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은 올해도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들여다보게 되겠죠?

기자) 네, 특히 인종과 관련한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의 ‘소수계 우대 정책’과 관련한 소송 2건을 대법원이 이번 회기에 다루고 있는데요. 6대 3, 현재 보수 성향으로 기울어진 대법원이 소수계 우대 정책을 허용한 판례를 폐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심리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번 회기가 마무리되는 올해 6월 말까지 나오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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