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전체 사진과 명단을 활용해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은 “비극적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7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석한 민주당 문진석 의원의 휴대전화로 온 문자메시지가 한 인터넷 매체에 의해 노출돼 논란이 됐다. 민주당 김태년 전 원내대표의 정무실장을 맡았던 이모 씨가 보낸 것으로 알려진 문자메시지에는 “참사 희생자의 전체 명단과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기본”이라며 “이미 언론에 전체 면을 채웠어야 하는 상황인데 야당이 뭘 하고 있느냐는 따가운 질책에 답변이 궁색해진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적 슬픔을 ‘정치 도구화’하려는 민주당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설마 했던 민주당의 의심스러운 발언과 행태들이 역시나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획’의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하루하루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을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적 슬픔을 이용해 정치적 셈법만을 따지고 있는 민주당의 저열한 행태에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덧붙였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앞에서는 추모를 말하지만, 뒤에서는 추한 음모만 꾸미고 있다”며 “국가적 참사를 이용한 국민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며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눈물까지도 이용하려는 잔혹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지적에 문 의원은 “보내온 메시지를 읽은 것”뿐이라며 “해당 메시지는 개인 의견이며 저는 분명하게 거부의 뜻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