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장 “핼러윈, 축제 아닌 현상”…與 “전혀 동의 못해”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MBC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캡처

300명 넘는 사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 관련,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 “핼러윈 축제는 축제가 아니라 현상이다”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국가의 책임이라는 건 직간접적으로 모든 걸 수용하고 책임지는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책임이 있고 없고를 따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사태에 있어 논리적 접근보다 빠른 사태 수습이 국민에게 필요한 정부의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범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박 구청장의 ‘핼러윈은 축제가 아니라 현상’ 발언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태원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젊은이들의 행사가 됐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안”이라며 “비록 법적 주체는 없더라도 그 행사는 늘 있었고,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 부분은 100%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박 구청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애도 기간에 정쟁을 지양하고, 사고 원인이나 책임 문제는 그 이후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애도 기간이 끝나는) 5일까지는 제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게 좋다. 지금은 추도와 애도 기간이니 거기에 마음을 모아 달라”며 답을 피했다.

앞서 박 청장은 전날 이태원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분향을 마치고 MBC 취재진과 만나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고,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밝혔다.

‘인파가 이 정도일지 예상 못 했느냐’는 질문에는 “못한다. 작년보다는 많을 거로 예측했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많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건 축제가 아니다. 축제라면 행사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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