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실종 제주 마라도 어선사고…수협, 최초신고 4시간전 인지하고도


승선원 4명이 실종된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 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 수협 측이 사전에 사고로 의심되는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해경에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마라도 인근 해상 갈치잡이 어선 A호(근해연승, 29t) 전복 사고는 지난 18일 오전 2시 46분께 ‘12시간 넘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선주의 신고로 시작됐지만 수협중앙회 제주어선안전조업국(제주조업국)은 이보다 4시간여 앞서 문제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조업국의 ‘어선사고(위치미통지) 발생보고’에 따르면 조업국 측은 A호가 최초 신고 보다 4시간46분 전인 지난 17일 오후 10시부터 연락이 두절된 것을 인지했다. 보고서에는 A호의 사고일시를 ‘22.10.17 22:00경’이라고 명시됐다.

사고 내용에는 ‘17일 오전 10시43분 최종 위치 통지 후 기상특보기준 17일 오후 10시 위치통지미이행 및 연락두절’이라고 적혔다.

어선안전조업법상 풍랑특보 발효 시 조업 중인 어선은 발효 시각을 기준으로 12시간마다 조업국에 위치를 알려야 한다. 사고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발표된 시점이 17일 오전 10시께여서 이 시간을 기준으로 위치 통보가 이뤄져야 하지만 오후 10시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사고어선으로 잡힌 것이다.

조업국이 이 같은 사실을 해경 등에 알린 것은 다음 날인 18일 오전 3시33분께다. 이 마저도 선주의 신고를 받은 해경 측이 먼저 요청하자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이 사고 해역에 도착한 것은 18일 오전 5시8분께다. 조업국 측의 빠른 신고가 있었다면 수색 및 구조 시기가 더 앞당길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까지 A호에 승선한 선장 C(52)씨와 기관장 D(52)씨, 베트남 선원 E(31)씨, 인도네시아 선원 F(27)씨 등 4명은 실종된 상태다.

해경 함적 8척, 관공선 6척, 민간 어선 21척, 해군 함정 3척, 항공기 7개 등이 투입돼 구조 및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다.

제주조업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17일 오후 10시께 A호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 것을 인지한 것은 맞다”며 “진짜 사고 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의 다른 어선에 관련 내용을 알리고 전파탐지 및 A호와 통화 등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조업국은 마라도뿐만 아니라 제주 전 해상에 대해 관리를 하고 있다. 당시 2명이서 근무를 하고 있어서 모든 상황을 다 챙길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파도가 높고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사고 여부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고, 해경의 요청이 온 이후 통보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해경은 A호가 조업을 준비하기 위해 닻을 내리는 투묘 작업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사고 해역에는 초속 16~18m의 강한 바람과 3~4m의 높은 파도가 나타나는 등 기상이 좋지 않았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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