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계엄령 선포…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대상 20일 발효, 러시아 전역 '대응·준비·고도경보' 발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헤르손과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시크 등 4개 주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해당 지역은 우크라이나 영토로서, 지난달 현지 친러 행정당국이 주도한 주민투표를 거쳐 이달 러시아 정부가 병합 처리한 곳들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19일) TV로 중계된 고위 안보관계 당국자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 연방의 4개 지역에 대한 계엄령 도입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즉시 연방평의회(상원)에 보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계엄령과 관계 법규들이 20일자로 발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연설 직후, 안드레이 클리사스 러시아 연방헌법위원장은 “연방평의회가 푸틴 대통령의 이 지역 계엄 포고문을 조속히 검토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계엄령 선포는 헤르손 지역 전황이 “매우 긴박하다”고 전날(18일) 러시아군 수뇌가 밝힌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8일 본토와 연결되는 크름대교(케르치해협 대교) 폭발 이후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을 아우르는 남부 전선에서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와 남부 일대에서 탈환지를 넓히면서 러시아군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 ‘영토 방어 본부’ 구성

푸틴 대통령은 이날(19일) 회의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 등에서는 러시아에 합류하기 전, 기술적으로 이미 계엄령이 발효됐음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들 지역의 안보 강화를 위해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직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또한 점령지 4개 지역 친러 행정 수반들에게 지역 안보 보장을 위한 추가 권한을 부여하고, ‘영토 방어 본부’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시크·도네츠크 주와 남부 자포리자·헤르손 주 일원은 러시아가 최근 병합 조치했으나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크름반도(크림반도)도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병합했지만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은 “키예프(크이우: 우크라이나 수도) 정권은 국민들의 의사(러시아 병합 주민투표)를 인정하길 거부하고 어떠한 협상 제안도 거절했으며, 총격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민간인이 죽어가고 있다”고 계엄령 선포 이유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측이 주민들을 상대로 ‘테러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특히 “그들은 우리 영토로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 단체를 보냈다”면서, 크름대교 폭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오히려 러시아가 (자포리자 등지) 원전시설을 포함해 각종 공격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측은)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보를 보장하고 러시아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복잡한 대규모 과제 해결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러시아 본토에도 이동제한 조치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의 우크라이나 접경을 포함한 8개 지역에는 이동제한 조치를 발령했습니다.

대상지는 크름반도 외에 벨고로드, 크라스노다르, 브리얀스크, 보로네즈, 쿠르스크, 로스토프 등입니이다. 크름반도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군대를 보낸 뒤 주민투표를 거쳐 병합한 곳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러시아 전국 80여개 지역 행정 책임자들에게 ‘핵심 시설 방어’, ‘공공질서 유지’에 관한 추가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시민들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아울러 ‘특별군사작전’ 지원 목적의 생산 증대를 위한 추가 권한도 허용했습니다.

또한 러시아 전역의 국경 지대에는 ‘대응’ 태세, 중부와 남부 지역에는 ‘고도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그 밖의 전 지역에는 ‘준비’ 태세를 적용했습니다.

■ ‘국가가 공격 위협 받을 때’ 선포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계엄령은 국가가 공격 위협을 받고 있을 때 선포할 수 있습니다.

이달들어 헤르손 등지 탈환 규모를 넓혀가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움직임을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지난 2일, “(러시아의) 계엄령이 긴급회의에서 승인될 것 같다”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동시에 모든 시위에 대한 금지와 외부 세계 교류 등 차단, 대규모 식량·재정 제한이 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1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직후 트위터를 통해, 해당 지역들이 우크라이나 영토임을 강조했습니다.

“점령지에 내려진 이번 계엄령은 우크라이나의 재산을 약탈하는 사이비 합법화 조치로 간주해야할 뿐”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우리는 앞으로도 영토 해방과 탈환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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