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능한 민주당” vs 설훈·김민석 “李대표땐 분열·필패”


8·28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지막날인 18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이재명 대 비이재명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이재명 의원은 유능한 민주당을 강조하며 당권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반면 설훈·김민석 의원 등 비이재명 당권 주자들은 이 의원 당선 땐 당 분열과 필패론을 제기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오전 8시30분 검은색 양복 차림으로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상인적 현실 감각과 서생적 문제 의식으로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최고위원 경선에 ‘러닝메이트’ 격으로 출마한 최측근 박찬대 의원이 동행했다.

이 의원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정말 닮고 싶은 근현대사의 위대한 지도자란 생각으로 오늘 첫 일정으로 찾아뵙게 됐다”면서 “현실 정치 속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통합의 정신을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실천했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미래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며 현실 속에서 가능한 방안을 실천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후 파업 중인 연세대 청소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내 가족 상당수가 환경미화원, 청소노동자였다. 부친도 그러셨고 지금도 형제들이 그런 일들을 하고 있다”며 “너무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함께 싸워서 더 나은 세상을 같이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비명(비이재명) 이낙연계 좌장인 5선 설훈 의원도 이 의원 방문 한 시간 후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민주화운동가 출신인 설 의원은 동교동계 막내이기도 하다.

방명록에는 “좋은 민주당으로 만들어 국민에게 사랑받는 당으로 해 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설 의원은 방명록 작성 후 앞 페이지를 넘겨 이재명 의원이 적은 메시지를 잠시 읽어보기도 했다.

설 의원은 참배에 앞서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건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누가 봐도 지금 누가 대납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시각”이라며 ‘사법 리스크’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공천 학살은 없을 것’이라는 이 의원의 전날 출마선언 메시지에 대해선 “지금 이를테면 소위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서 나오는 개딸 등이 주장하는 거 보면 ‘학살 수준이 아니고 뭐든지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개딸들은) 수박들 다 박살내야 한다는 시각”이라고 깎아내렸다.

86주자인 김민석 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선당후사의 모범은 사라지고 정략적 사욕으로 정쟁을 일삼는 계파정치를 보면서 당이 직면한 위기감을 직감했다. 이대로는 분열이고 분열하면 반드시 필패한다”며 “민주당다운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김대중 정신이 살아있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97세대 소장파인 박용진 의원은 부산 명지시장을 찾아 “도전자 노무현의 당당함처럼 박용진 후보도 도전한다”며 “당 안에 있는 진영 대립의 낡은 정치, 우리 정치 갉아먹는 보수 진보의 증오와 갈등, 민주당 내부의 계파 독점 악성 팬덤에 끌려가는 낡은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 여러분과 함께 22년 전 노무현처럼 우리 정치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성큼성큼 도전하겠다”면서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박용진, 김민석 의원은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강훈식 의원은 3박 4일간의 호남 순회 일정을 마무리한 뒤 페이스북에서 “호남의 민심을 받들며 전당대회를 시작한다”며 “민주당이 그간 걱정 끼쳐드려 죄송했다. 유일한 비수도권 당대표 후보인 저 강훈식이 지역과 세대, 젠더와 계파를 통합해 민주당을 미래로 이끌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이 의원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조응천 의원이 “이재명 의원은 민주당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 위기의 일부”라며 “지금 우리 민주당에 꼭 필요한 당 대표는 강훈식 뿐”이라며 강 의원 지지를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회관 민주당 선관위 사무실를 찾아 당대표 후보 등록 서류 접수를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저의 후보자격 미비로 서류 접수가 안 된다는 당 선관위의 태도는 부당한 문전박대”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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