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安, 인사혁신 구체안 없이 원론적 구호만


[새 정부 인사, ‘한국판 플럼북’으로]

李 “실용” 尹 “탕평” 安 “협치”

전문가 “세부내용 담긴 공약 내야”

3·9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후보들은 국정 운영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인사에 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오직 국민을 위한 열정과 실력만 있으면 된다”며 ‘인사 실용주의’를 내걸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에도 충분히 합리적으로 여야 간에 소통하고 국정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탕평인사’를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다른 캠프에 계신 사람과도 협치 내각을 꾸리겠다”고 약속했다.

진영과 출신 지역 등에 기대 좁은 인재풀에서 사람을 ‘돌려 막기’ 하며 불거졌던 역대 정부의 인사 참사를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세 후보 모두 원론적인 언급이거나 인사 관련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변일 뿐 세부적인 내용을 내놓지 않았다.

역대 대선에서도 판박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금융노조 등과 ‘낙하산 인사 근절’ 협약을 맺고 정권 출범 직후 “부적격자 낙하산 인사, 캠프 보은 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능력을 통한 인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행 방안이 뒤따라주지 않으면서 문재인 정부에선 ‘캠코더(대선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 박근혜 정부에선 ‘수첩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후보의 인사 개혁 약속이 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공약 단계부터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인재 등용에 있어선 ‘30%는 특정 당적이 아닌 사람으로 하겠다’는 식의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공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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