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회 총회기획/ ‘은혜로운 동행’을 준비하자] ③쏟아지는 분쟁들 어떻게 대처할까


산별적 분쟁 처리는 한계, ‘통일된 수습 기준’ 마련하라

총회탈퇴자복귀연구위원회(위원장:윤희원 목사)가 전국 노회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갖가지 사유로 교단을 탈퇴한 보고사례는 60건에 이른다.

이 중 교회 자체 분규나 노회와의 갈등으로 교단을 떠난 사례가 23건(38%)을, 타교단 가입으로 인한 경우가 13건(22%)을 차지했다. 정년문제(9건·15%) 여성안수문제(2건·3%) WEA교류문제(2건·3%)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11건(18%) 중 상당수는 목회자윤리 교회당매각 탈법행위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큰 범주에서는 분규와 연관이 있다고 분류 가능해 보인다.

곧 교회 안팎에서 벌어지는 각종 분쟁이 교단을 등지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 제대로 응답한 노회의 숫자가 전체 161개 노회 중에서 37개 노회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각종 분쟁에 휘말려 교단을 떠났거나 그럴 위험성을 내포한 사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된다.

분쟁은 교회나 개인 차원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작은 규모의 분규가 노회 안에서 큰 규모로 확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 두 회기 사이만 해도 경기북노회 군산동노회 목포서노회 북경기노회 서울한동노회 순천노회 등 여러 노회에서 회복이 어려울 만큼의 갈등이 발생했다.

교단 안에서 갈수록 늘어가고 심화되는 분쟁사태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준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올 봄 군산동노회 정기회 도중 충돌사태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모습.
교단 안에서 갈수록 늘어가고 심화되는 분쟁사태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준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올 봄 군산동노회 정기회 도중 충돌사태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모습.

총회임원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동목포노회와의 분립이 비교적 순탄하게 이루어진 목포서노회 같은 사례도 있지만, 순천노회처럼 회기 말에 이르러서도 어떻게 매듭이 이루어질지가 불투명한 경우도 있다. 서울한동노회의 경우는 총회의 요직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뻔 했다.

군산동노회의 경우는 사태의 추이가 한마디로 비극적이다. 올 봄 정기회 도중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정도로 심각한 충돌이 일어난 후, 일부 노회원들이 타지역노회로 이명하는 데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군산동노회 사태는 해결이 완료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이웃 노회들이 지역경계를 깨뜨린 행위라고 반발하며 나서고, 총회임원회에서도 이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분규 당사자들이 같은 노회 안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지경에 처하고 말았다. 더욱 높은 강도의 충돌과 파행이 재연될 가능성은 높아지는데, 아무런 조정이나 중재조치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남긴다.

100회기 총회 당시 143개로 집계됐던 전체 노회수는 불과 5회기 만에 20개 가까이 더 늘었고, 앞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노회원들 사이 극한 대립으로 나뉘었던 노회들이 몇 회기 만에 또 다른 갈등으로 재분열하는 상황이 거듭 발생하는데 이에 대해 어느 누구 책임을 지거나 묻지 않는다. 그 와중에 해당 노회가 당회 수 요건을 실제로 충족하지 못하든지 현저하게 교세가 약화되어 산하 교회들에게는 물론 총회에까지 불안요소로 작용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장기적인 분란으로 전개될 뻔 한 목포서노회와 동목포노회가 이번 회기 총회임원회의 수습조정을 통해 원만하게 분립하는 장면.
장기적인 분란으로 전개될 뻔 한 목포서노회와 동목포노회가 이번 회기 총회임원회의 수습조정을 통해 원만하게 분립하는 장면.

이 모든 사례들을 종합하면 각종 분쟁을 제대로 다스려야 총회의 건강성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물론 총회 차원에서도 이 사안을 가볍게 여기지 않기에, 정치부나 재판국 같은 관련 상비부서들에게 분규관련 처리업무를 맡기는 기존 방식 외에도 총회임원회에서 직접 나서거나 화해중재위원회 같은 기구를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방식 등 다양한 채널을 적극적으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부서와 기관에서 실제 업무를 집행하는 과정에 또 다른 문제들이 도사릴 가능성이 나타난다. 책임자가 상황과 법리를 잘못 판단해 그릇된 결정을 내린다거나, 학연 지연 등에 얽혀 편파적 처리를 하게 되는 경우이다.

총회재판국장 정진모 목사는 “상습적 고소 건으로 인식되어 관심 받지 못하던 어느 재판 건을 상세히 들여다보았는데, 알고 보니 이미 총회 결의가 확실하게 내려진 바 있음에도 상대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원고가 억울한 마음에 계속 호소한 건이었다”면서 “결국 재판 과정에서 조정이 이루어져 억울함도 풀고, 총회결의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었다”고 사례를 소개한다.

정 목사는 처음부터 미리 결론을 내린 채 임하지 말고, 분쟁 당사자들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데서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며 분쟁도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총회화해중재위원장인 김성천 목사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공평’이라는 원칙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김 목사는 “재판국은 시비를 명확히 가려야 하는 입장이라면, 화해중재위원회는 그보다 훨씬 유연하게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입장이기에 처벌보다 조정이 필요한 사안들을 맡는 게 제격”이라면서 “일단 ‘화해중재’의 장으로 들어왔다면 당사자들은 스스로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상대에게도 양해를 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원만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바람직한 지침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이와 같은 ‘원만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당사자들의 마음가짐을 이끌어내기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갈등을 다루는 채널들이 저마다 다른 기준과 방식을 적용해 사안을 처리한다면 이에 대한 불만과 이의가 거듭 제기될 가능성도 남는다.

결국 가장 명쾌한 해결책은 분쟁상황에 대처하는 명확하고도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적용하는 데 있다. 104회기 총회임원회에서 제출한 바 있는 ‘분쟁(사고) 노회 수습매뉴얼’은 이런 점에서 눈여겨볼만한 표준이다.

해당 매뉴얼에서는 ▲분쟁이 발생한 노회를 수습하기 위하여 총회의 결의로 수습처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습케 할 수 있으며, 총회 파회 후에는 총회임원회가 수습처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분쟁(사고)노회에 대한 판정은 노회 임원구성의 양분화와 쌍방 치리, 사회법정 다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총회 개회 중에는 총회정치부가 결정하며, 총회 파회 후에는 총회임원회가 결정한다 ▲수습처리위원회의 결정이 해 사건과 관련한 총회재판국의 판결과 다를 경우는, 총회가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채용함과 동시에 그 효력을 상실한다 등 모두 10가지의 원칙과 대처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글 서두에서 언급한 총회탈퇴자복귀연구위원회가 이번 제106회 총회에 상정할 ‘탈퇴자 복귀 지침’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침에서는 ▲탈퇴자의 복귀 신청은 탈퇴 후 3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면 권징의 체계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노회 복귀가 어려우면,가입하려는 노회로 하여금 총회에 헌의하고. 두 노회가 총회의 중재로 서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적과 이명서를 소속하려는 교회에 보내 종결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기왕에 제출된 여러 관련 매뉴얼과 지침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이들을 적절히 보완하고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 통일된 분쟁대처 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요망된다. 이런 기준들의 법제화가 이루어지고 바르게 적용한다면 교단 내부에서 벌어지는 각종 분쟁을 더욱 투명하고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총회와 전국교회의 안정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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