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인터뷰] ‘싱크홀’ 김혜준 “코믹신 호평 감사…연기 애정 깊어졌죠”



  • 배우 김혜준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쇼박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코로나19 시국에 재난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어서 설레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로 여름 스크린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배우 김혜준(26)이 개봉 소회와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로, 지난 2012년 초고층 빌딩에서 벌어지는 대형 화재를 다룬 영화 ‘타워’로 518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형 재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지훈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8월 11일 개봉 이후 4일 만에 50만 관객을 돌파,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빠르게 50만 고지를 찍는 등 여름 스크린 흥행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엔 열정 가득한 사회초년생 은주를 연기한 김혜준이 있다.

“‘싱크홀’이라는 소재 자체가 너무 신선했어요. 재난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들이 이어지는데 단순히 재난 상황에 머물지 않고 그 속에 있는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한다는 점이 새롭고도 자연스럽게 느껴졌죠. 무겁지 않고 코믹하게 흘러가지만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굳이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유쾌하게 표현하는 게 포인트였죠.”

‘싱크홀’의 은주는 눈칫밥 먹느라 바쁜 입사 3개월차 인턴사원이다. 같은 팀 과장 동원(김성균)의 집들이에 김대리(이광수)와 함께 초대된 그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싱크홀로, 빌라 전체와 추락하고 만다.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은주는 누구보다 야무지게 생존 의지를 불태우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은주는 뭔가 부족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똑부러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에요. 현실에서도 신입사원들이 원대한 꿈을 갖고 회사에 들어가지만 막상 실수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실제 제 나이 또래의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에 제가 느낀 사회생활의 힘듦을 투영하려고 했어요. 특히 (‘싱크홀’ 배급사) 쇼박스의 막내 인턴사원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같이 밥도 먹고 얘기도 자주 나눴어요. 저도 사회생활을 하긴 하지만 회사에 다녀본 적은 없기 때문에 인턴들이 어떤 일들을 겪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고 싶었거든요. 다른 작품에서도 그런 일들을 해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밑작업을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싱크홀’은 사회초년생 은주를 비롯해 생계형 ‘쓰리잡’ 만수(차승원), 11년 만에 자가 취득에 성공한 동원(김성균), 짠내나는 보통의 회사원 김대리(이광수)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기존 재난 대작들이 다루지 못한 캐릭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든 재난은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엔 배우들의 생활 밀착형 연기도 큰 몫을 차지했다.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등 이미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들은 물론 김혜준의 자연스러운 열연까지 큰 호평을 받았다.

“코미디 연기의 ‘끝판왕’인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다보니까 제 모든 게 부족하다고 느껴졌어요. 술 취한 연기도 너무 어려웠죠. 선배님들께 연기도 배웠지만 그 외에도 배운 점이 많아요. 예전엔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 현장에 나가보면 선배님들이 더 열정적이고 모든 걸 쏟아내시더라고요. 저도 더 애정을 갖고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곤 했어요. 특히 이광수 선배님이랑은 극 중에서도 동료애, 전우애가 드러나야 했기 때문에 미리 친해지려고 했어요. 통화도 자주 하고 촬영 끝나면 항상 다같이 밥 먹고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러운 티키타카가 나올 수 있게 노력했죠.”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 ‘싱크홀’ 주연배우들의 열연 뒤에는 정교한 공간과 촬영 환경을 만든 스태프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다. ‘싱크홀’ 제작진은 싱크홀로 인한 지반 흔들림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짐벌 세트, 지하 500m 지반의 모습을 담은 초대형 암벽 세트부터 무거운 진흙 수렁까지 직접 제작해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저희 세트가 실제 상황이랑 비슷했어요. 촬영할 때도 CG(컴퓨터 그래픽)를 위한 그린 스크린은 거의 없었고 실제 싱크홀 재난 상황을 그대로 구현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은 영화로 보고 너무 신기해서 깜짝 놀랐어요. 세트 뿐만 아니라 세심한 배려도 많이 해주셨어요. 아무래도 일상물이 아니라서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어느 현장보다 많이 케어해주셨어요. 다치지 않게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계셨고 찬물에 들어가는 신이 끝나면 바로 따뜻한 물도 준비해주셨고요. 덕분에 힘들어도 금방 회복할 수 있었죠.”

‘싱크홀’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재난 블록버스터에 도전한 김혜준은 올 하반기에는 JTBC ‘구경이’로 배우 이영애와 호흡을 맞추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영화 ‘미성년'(2019), ‘변신'(2019),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등 굵직한 흥행작들을 이끈 김혜준의 저력을 다시 한번 만나볼 기회다.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결국 좋은 사람이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항상 겸손하자는 마음이 더 커져요. 가끔 책임감 때문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지만, 역할이 커지면서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마냥 ‘신인이니까 괜찮아’라고 할 수는 없고, 더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안겨드리기 위해 배우로서 그 정도 부담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부담을 현장에서 충분히 즐기는 게 제 몫이겠죠. 늘 답은 현장에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내 연기가 재미없지 않을까’, ‘내 선택이 맞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겠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연기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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