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자도-기적처럼 희생 비켜가다 – 기독신문


임자도는 전라남도 신안군 최북단에 위치한 섬으로 면적 39.84㎢, 해안선 길이 60km, 인구는 1772세대, 3159명이다. 섬의 토질이 사질토라 들깨가 많이 생산된다. 그래서 들깨의 한자어인 ‘임자(荏子)’를 섬 이름에 붙였다고 한다. 지도상으로 보면, 임자도가 주변 섬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바다 위에 깨를 뿌린 듯 보여 임자도라 칭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여섯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육섬’이라고도 불리었다.

①드론으로 촬영한 임자도. 지도상으로는 마치 깨를 뿌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②6·25전쟁 당시 순교자 48명을 추모하는 순교기념비. ③임자도의 명승지 중 하나인 용난굴. ④임자진리교회의 전경. ⑤주민들이 양식장에서 채취한 김을 손질하고 있다.
①드론으로 촬영한 임자도. 지도상으로는 마치 깨를 뿌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②6·25전쟁 당시 순교자 48명을 추모하는 순교기념비. ③임자도의 명승지 중 하나인 용난굴. ④임자진리교회의 전경. ⑤주민들이 양식장에서 채취한 김을 손질하고 있다.

올해 설 연휴기간인 2월 10일부터 15일까지 임자대교가 임시로 개통됐다. 뱃길로 20분 걸리던 것이, 차로 대교를 통과하면 5분 만에 도착한다. 신안군의 12번째 다리이며, 2019년 4월에 개통한 천사대교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임자대교는 이곳 섬 주민들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식 개통은 3월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백사장을 자랑하는 대광해수욕장이 섬 안에 있어, 대교의 개통으로 앞으로 매년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새우잡이와 천일염 생산이 임자도의 주요 산업이다. 특히 1950~60년대 임자도를 대표한 천일염은 청정해역의 미네랄을 품고 재래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어, 지금까지도 대표 주산물이다.

임자도에는 6·25전쟁 당시 48명의 성도들이 순교한 교회가 있다. 임자진리교회는 순교기념교회로 언덕 위에 세워진 교회이다. 교회 앞마당에는 1957년에 성결교 지방회에서 세운 순교기념비, 1990년 총회에서 세운 기념비, 교회의 십자가 탑 등이 예배당과 어우러져 서있다.

1950년 당시 전쟁이 발발하고 남한의 대부분을 점령한 인민군은 10월 5일 임자도에 쳐들어왔다. 당일 저녁, 이판일 장로 부부와 동생 부부 등 가족 13명 포함한 총 48명의 신자들이 밀실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갑자가 총을 든 군인들이 들이닥쳐 성도들을 포승줄로 묶은 뒤, 형장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백사장 구덩이에서 처형했다.

그 당시 목포에 살면서 화를 모면한 이판일 장로의 장남 이인재 집사는 10월 30일 해군함정으로 임자도에 상륙했다. 군인들은 지역에서 활동하던 좌익세력 10명을 체포하였다. 다음날 가해자들을 즉결 처형하는데, 군 지휘관이 현장에 있던 이인재 집사에게 총을 주면서 복수할 기회를 주었다.

이때 이 집사는 “지휘관님, 이 사람들은 마땅히 죽어야 할 죄인들이지만 공산 사상을 버리고 예수님을 믿겠다고 하면 살려주길 바랍니다”라고 간곡히 부탁하여 허락을 받는다. 가해자들은 모두 극적으로 살아나서 예수를 믿게 되었다. 부모와 형제를 잃고 실의에 빠졌던 이인재는 이후 마을 이장을 자원하여 살인자들과 좌익 부역자들까지 돌보아 주면서 살았다. 좌익세력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에 직접 예배당을 세우고 교회 간판을 붙이기도 했다.

1만 3000여 명의 섬 인구 중 21%에 해당되는 2700명이 전쟁을 치르는 동안 희생됐다. 전쟁이 끝난 다음 비슷한 일을 겪은 여러 지역에서 보복 살인사건이 일어났지만, 임자도에서 만큼은 기적처럼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 ‘제2의 손양원 목사’라고 불릴 만큼 엄청난 용서와 사랑을 실천한 이인재의 영향력 덕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훗날 서울신학대를 졸업한 이인재는 목사가 되어 다시 모교회인 임자진리교회에 부임하고 9년 동안 사역했다. 현재는 셋째 아들 이성균 목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임지진리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우리 또한 믿음의 선대로서 열정적인 신앙의 길을 걸으며, 후손들에게 모범적인 영적 가훈과 교훈을 남겨주었으면 좋겠다.

▒ 이재언 목사는

여수노회 소속으로 한국섬살리기운동본부장과 섬사랑재가복지센터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목포과학대에서 섬해양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1992년부터 전국 446개 섬을 순회하며 답사한 내용과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담아 총 13권의 <한국의 섬>을 시리즈로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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