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지자 자소서도 써줬다···청와대·김은경의 '낙하산 협업'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환경부 관계자들이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박근혜 정권 출신 임원 14명을 ‘사표 낼 인물’로 지목한 뒤 구체적인 교체 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 관계자들이 청와대 내정 인사의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고 면접 예상 질문까지 사전에 건네준 사실도 확인됐다. 김 전 장관을 법정구속했던 1심 재판부가 판결문에 명시한 내용들이다.
 

대선 때 문재인 지지 선언한 문인에
신미숙 전 비서관 “모든 지원하라”
환경부, 면접 예상질문까지 미리 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최종합격

판결문에 따르면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청와대와 환경부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됐다. 신 전 비서관은 2017년 7월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으로 임명된 사람을 우선 교체할 대상자로 선정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김 전 장관도 신 전 비서관의 지침을 전해듣고 환경부 직원들에게 같은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기관장은 일괄 사표를 징구(徵求·내놓으라고 요구함)하고 상임이사는 선별적으로 징구하되 해당 실·국장이 교체 대상인 임원들에게 사표를 제출하라는 의사를 전달하고 설득한다는 원칙을 유지한다. 11명은 연내 일괄해 즉시 교체하고 2018년 1월 중 후임자 임명 절차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세부 계획까지 세워 청와대에 보고했다.
 
신 전 비서관은 이어 그해 8월 환경부에 “청와대 추천 후보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모두 다 해주라”고 지시했다. 그중 한 명이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직에 추천된 권모씨였다. 권씨는 2017년 5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문학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환경부 직원들은 권씨가 서류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뒤 권씨의 경력 사항을 보완해 줬고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서까지 대신 작성해 줬다. 권씨는 또 ‘예상 질문’을 미리 받은 상황에서 면접에 임했고, 면접 자리에서 환경부 국장이 합격 분위기를 유도해 결국 최종 합격했다.
 
진보 성향 언론인 출신 박모씨가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자리 서류심사 단계에서 탈락하자, 신 전 비서관은 환경부 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질책하고 소명서를 내라고 요구했다. 국장급 직원을 문책성 전보시키기도 했다. 이후 환경부는 박씨의 경쟁자 전원을 ‘적격자 없음’으로 탈락 처리해 인사 공모 자체를 무산시켰다.
 
김 전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14명 중 한 임원은 사표 제출을 거부했다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과 관련해 ‘표적 감사’를 받았다. 감사관실 직원이 직접 당사자를 만나 “왜 이렇게 사표 내시는 것을 어려워하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해당 임원은 불이익을 우려해 사표를 제출했다. 내정자가 있는 걸 모른 채 130여 명이 인사 공모에 지원해 ‘들러리’를 섰고, 80여 명의 환경부 관련 기관 임원추천위원도 아무것도 모른 채 연극에 이용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런 식의 계획적이고 대대적인 사표 징구 관행은 이전 정부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억지로 사표를 제출한 임원들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심한 박탈감까지 느껴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정부에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감시나 사찰도 없었다”고 법원 판결을 반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 330여 명과 상임감사 90여 명이 대부분 임기를 마치거나 적법 사유와 절차로 퇴직했다.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사라·박현주·김기정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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