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 변호사’마저 사칭해 직접 썼다···표절사기꾼 된 이 남자


타인의 저작물을 표절해 각종 공모전을 휩쓸어 논란을 빚은 손모씨(오른쪽)가 지난해 10월 특허청의 '제2차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모습. [사진 특허청]

타인의 저작물을 표절해 각종 공모전을 휩쓸어 논란을 빚은 손모씨(오른쪽)가 지난해 10월 특허청의 ‘제2차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모습. [사진 특허청]

타인의 소설·노래가사·사진·슬로건·보고서 등 닥치는대로 도용해 각종 공모전을 휩쓸어 논란을 빚은 손모씨(42·남)가 “글을 도용하면서 상을 받으니 그냥 그게 나인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손씨는 22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그동안 왜 타인의 작품을 도용해 공모전에 응모했는지 등을 밝혔다. 손씨는 우선 소설 도용을 인정하며 “그분에게도 큰 피해가 됐고 법적·도의적으로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고 했다.
 

“문학 전문 아니라 파장 예상 못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본 원글에) 글쓴이가 없었다”며 “추측건데 누군가 퍼간 글을 제가 본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다른사람이 옮긴 글을 자신이 또 옮긴 것이란 취지로 보인다.
 
그는 “당시에는 솔직히 문제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며 “문학작품 표절이 이렇게 큰건지 인지가 없었다. 그쪽을 전문적으로 하는게 아니다보니, 이렇게까지 큰 파장이 있을 줄 정말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손씨는 “같이 올라온 것 중 네개 정도는 (표절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수상한 일부 공모전에 응모했던 작품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서도 “(진짜이력이 뭔지) 다 기억 못한다”며 “가짜는 반정도 되는것 같다”고 했다. 또 “뒤섞여 있어서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씨가 상습 도용과 허위이력으로 자신을 포장하려 했던 이유도 나왔다. 손씨의 어머니와 형은 그가 군에서 불명예 전역을 한 뒤,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등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뜻하지 않게 군에서 나와 (취업이 되지 않아) 거의 3년동안 집에 있었는데 자존감이 너무 떨어졌다”면서도 “다양한 공모전이 있었지만 능력이 없었고 욕심은 났다”며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벌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엔 ‘자신의 능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손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화려한 이력의 일부분. 페이스북 캡처

손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화려한 이력의 일부분. 페이스북 캡처

‘손씨 변호사입니다’도 사칭해 직접 쓴 글  

그럼에도 손씨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손씨는 지난해 4월 받은 고속도로 의인상에 대해 방송에서 “(사람이) 쓰러진 걸 보고 군에서 배운 심폐소생술로 조치한 것”이라고 했지만, 경찰과 소방당국에는 사고 접수사실이 없었던 게 확인됐다. 추천서의 추천인란엔 손씨 지인의 이름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일부 커뮤니티에 올라온 ‘손씨의 변호사’라는 인물의 글도 실제로는 손씨가 변호사를 사칭해 직접 작성한 것이었다. 그는 변호사 선임여부를 묻는 질문에 “변호사를 사지 않았다”며 “사칭은 아니다. (해당 글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니까 (변호사 행세를 하며) 이건 아니지 않냐고 얘기한것”이라고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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