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1000억 쏟았는데…고라니 놀이터로 전락한 세종보


2017년 11월 보 개방…흉물로 변한 세종보


올해로 세종보(洑)가 개방된 지 4년째를 맞았다. 보 개방 이후 세종시를 관통하는 금강은 물이 없어 황량한 모습이다. 정부는 보 처리 방안을 내놓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빠진 금강에서 고라니가 뛰어 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빠진 금강에서 고라니가 뛰어 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0일 세종보(洑) 주변 금강을 찾았다. 모래사장으로 변한 강은 최근 폭설까지 내려 강인지 들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강에서는 물고기 찾기도 힘들었다. 대신 고라니 2마리가 뛰놀고 있었다.  
 
 정부는 “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2017년 11월 13일 세종보를 개방했다. 이후 강을 가로지르는 길이 348m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보)은 흉물로 변했다. 보 곳곳에 있는 수문 조작 시설은 방치된 상태다. 보 옆에 설치된 소규모 수력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돼 고철 덩어리 같았다. 
 
 발전소 입구에 있는 발전소 안내판은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안내판에는 ‘연간 12GWh(시간당 기가 와트)의 전력 생산으로 1만 1000명이 사용, CO2(이산화탄소) 저감량 8300만t(소나무 250만 그루에 해당), 유류 대체 2만 배럴’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보 서쪽 입구엔 ‘이 강은 수심이 깊고 수문 조작으로 유속이 빨라 위험하오니 낚시·수영·취사·시설물 설치 등을 금지합니다’라는 경고문도 남아있다. 이곳에서 만난 세종시민 김유나씨는 “강에 물이 없는 데 수심이 깊다는 안내문을 왜 남겨뒀는지 궁금하다”며 “도시의 소중한 자산인 세종보를 방치하는 것은 행정수도 세종의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부는 보에 가득 찬 물과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세종보를 2010년 9월 ‘금강 8경’ 가운데 하나로 지정했다. 
 

세종보 수문 개방으로 물이 빠진 금강. 폭설까지 내려 황량한 모습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수문 개방으로 물이 빠진 금강. 폭설까지 내려 황량한 모습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1000억 들인 금강 보행교…강에 물 없는데
 이런 가운데 세종시 주요 관광자원으로 꼽히는 ‘금강 보행교’가 오는 7월 준공된다. 금강 보행교는 세종보에서 2.5㎞ 정도 상류 지점에 있다. 금강 보행교는 전체 길이 1650m의 85.6%인 1412m가 동그라미 모양으로 설계됐다. 
 
 이 다리에서는 일반 교량과 달리 차량은 통행할 수 없다. 대신 사람이 걷거나 자전거 등 개인용 이동수단으로 강과 주변 모습을 구경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실상 관광시설이다. 금강 보행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약 1053억원을 들여 만든다.  
 
 세종보를 계속 개방한 상태로 두면 금강보행교의 관광자원 가치도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세종시민 최영락씨는 “금강 보행교는 물이 찰랑찰랑한 금강 경관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도 없는 강에 이런 시설을 만드는 것은 예산만 낭비하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세종시 금강에 건설중인 금강보행교. 오는 7월 준공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금강에 건설중인 금강보행교. 오는 7월 준공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마련한다더니…보 처리 방안 ‘감감’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1월 13일 세종보를 비롯한 금강·영산강·낙동강의 7개 보를 부분 개방했다. 이 가운데 세종보와 공주보는 이듬해 1월과 3월 잇달아 전면 개방했다. 
 
 이어 환경부 산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2019년 2월 21일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 가운데 3개(세종·공주·죽산)는 철거하고 2개(백제·승천)는 상시 개방하라”고 정부에 제안했다. 이에 지역 주민 등은 보 해체에 반대해왔다. 
 

오는 7월 준공될 예정인 세종시 금강 보행교 조감도. 다리 전체 길이 1650m의 85.6%인 1412m가 동그라미 모양으로 설계됐다. [사진 행복도시건설청]

오는 7월 준공될 예정인 세종시 금강 보행교 조감도. 다리 전체 길이 1650m의 85.6%인 1412m가 동그라미 모양으로 설계됐다. [사진 행복도시건설청]

 정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금강 3개 보를 비롯해 영산강 2개 보(승촌보·죽산보) 처리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환경부 물관리위원회 지원단 관계자는 “추가로 논의할 부분이 있어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 방침이 정해질지도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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