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秋, 남편은 조국 검사로 통한다…박은정 부부 스토리


지난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진술을 마친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진술을 마친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추·윤 전쟁’(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윤 총장 찍어내기의 선봉에 선 현직 검사 부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 부부는 친여(親與) 성향으로 분류된다. 남편은 조국 전 장관, 아내는 추미애의 검사로 통한다. 각각 성폭력 사건, 다단계 사기 사건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 오다 현 정부 들어 법무 권력 가까이에 자리 잡은 박은정(48·사법연수원 29기)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이종근(51·28기) 대검 형사부장(검사장)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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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종근, 주수도 다단계 수사
1000만원 시계 받은 의혹 휘말려

박은정 “나경원 남편이 청탁” 공개
이 건으로 감찰 곤욕 치러

이종근

이종근

3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이 검사장은 1999년, 박 담당관은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20여 년간 검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 검사장은 서울동부지검에 근무하던 2006~2007년 초 ‘단군 이래 최대 사기극’으로 불린 2조원대 제이유 다단계 사기 사건을 수사했다. 수사는 두 갈래로 이뤄졌다. 제이유 주수도 회장의 사기, 횡령, 배임 등 불법 다단계 영업과 국정원 문건에서 제기된 불법 정·관계 로비 의혹이었다. 이 검사장은 신종 다단계 사기 사건을 맡아 주 회장을 구속기소했고 주 회장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2008년 말 인천지검 부천지청 근무 땐 4조원대 금융 다단계 사기 주범 조희팔이 밀항 직전 서산·태안 경찰에 5억원대 로비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주수도·조희팔이 다단계 사기의 양대산맥인데 두 수사에 다 참여했으니 이 검사장은 이 분야 최고 베테랑”이라며 “어느 지역에 부임왔다 하면 다단계 업체들이 지레 문을 닫거나 몸을 숨겼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그런 수사를 하려면 밤도 새우고 고생 많이 해야 한다”며 “때로 구설에도 휘말린다는 게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검사장과 박 감찰관이 결혼할 때 주수도 회장이 1000만원대 예물 시계 2개를 전 비서실장 등을 통해 선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안으로 기소된 관련자 재판 과정에서 배달 사고냐, 실제 전달됐냐를 놓고 법정공방(2007년 8월 14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도 벌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검사장은 “감찰 조사를 받긴 했으나, 사실이 아니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2016년 대검찰청이 특정 분야 수사의 달인을 선정해 수여하는 ‘블랙 벨트(검은 띠)’ 인증을 받았다.
 
전직 검찰총장의 집안 조카로 알려진 박 담당관은 검찰 내 성폭력 전문가다. 부천지청에 근무할 때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당시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로부터 이른바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외부에 알린 사안과 관련해 2012년 5월 대검찰청의 감찰을 받았다. 인기 팟캐스트였던 ‘나는 꼼수다(나꼼수)’ 방송에서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나 의원의 일본 자위대 행사장 방문과 관련해 비방글을 올린 네티즌을 처벌하기 위해 2005년 청탁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일각에선 “이 검사장이 주 기자와 가까운 사이라서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검찰 고위 인사는 “검사윤리강령 제12조(정보 등 부당이용 금지)와 수사공보준칙을 근거로 감찰에 착수하며 사건을 대검의 여검사에게 맡겼다”며 “하지만 박 담당관이 감찰에 크게 반발했다”고 기억했다. 이에 대해 각 담당관측은 “이 사건으로 감찰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 검사장 부부가 추 장관의 지시에 따라 ‘상사 패싱, 부하 무시’ 모드로 모질게 ‘윤 총장 찍어내기’에 앞장서는 광경을 보면서 이 나라가 ‘조국 전 장관 구하기’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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