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극복’ 한국교회 본격 행동 나선다


내년 1월을 기점으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신 기후체제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각국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한국교회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 출범식에서 연신대 신학대학원장 권수영 교수, 한신대 신학대학원장 김주한 교수, 이화여대 장윤재 교수(왼쪽부터)가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 출범식에서 연신대 신학대학원장 권수영 교수, 한신대 신학대학원장 김주한 교수, 이화여대 장윤재 교수(왼쪽부터)가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학자들 “기독교 생태운동 복원 앞장”

11월 17일 서울 항동 성공회대학교에서 열린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 출범식’에는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다수의 신학자들이 참석해 책임 있는 역할을 모색했다.

대표로 출범을 선언한 공동집행위원장 김은혜 교수(장로회신학대)는 “이 자리가 단순히 학자들의 담론의 장을 넘어 기후 정책을 구체화하는 공적인 일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생태운동의 지평을 확장해나감으로써 꺼져가는 기독교 생태운동을 다시 복원시키는 의미 있는 모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은 향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기후위기 대응 및 실태 인식 등을 분석, 타 종교 및 사회 전체와 비교하는 작업을 전개할 예정이며 개교회의 실천 매뉴얼을 제작해 예배 및 교제, 봉사 등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공부문, 지자체, 교회 등 온실가스 감축 모범 사례 ‘하늘시민상’ 시상 △교회의 개선과 한국기독교 발전을 위한 모범사례 발굴 ‘한국교회 사회보고’ 도입 시행 △연례조사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한 기독교 전체의 실태와 노력을 체계적으로 분석 및 공포로 개선을 유도하는 ‘기독교 그린 리포트 발간’ 등의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정부의 기후변화 대책을 총괄하는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 김정욱 교수(서울대 명예,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이사장)는 격려사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세계를 지켜나가야 할 사명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세상의 지탄이 되고 있는 현실 속에 앞으로는 창조질서를 유지하는 일에 힘을 합쳐 살아있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창조세계 구성원으로서 종말적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새로운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실현하는 일에 헌신하겠다는 통찰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신학자들은 “무한 성장의 신화와 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생태적 세계관으로 전환하기 위해 보다 근원적으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존중하겠다”면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모든 생명의 가치를 회복하는 삶의 토대를 마련하고 그 실천적,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출범식에서 ‘묵음의 청각기관, 신음의 발성기관’이라는 제목으로 기조발제한 김학철 교수(연세대)는 “기후위기에서 오는 여러 현상, 그리고 그 현상이 내는 강력한 소리를 인간들이 은연중에 듣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때”라며, 신학자들에게 ‘인간중심성을 반성하는 영성’ ‘신음하는 모든 피조물의 탄식을 듣는 영성’을 요청하고, 세상을 향해서 외쳐야 할 신학자들의 책임을 당부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발족을 앞두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조직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준비 간담회가 열렸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발족을 앞두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조직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준비 간담회가 열렸다.

‘기독교 비상행동’ 발족 앞서 방향성 모색

더불어 기독교 시민운동단체와 환경단체, 사회선교단체가 연대하는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기후위기를 알리고 시민들과 정부와 교계의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 단체들은 11월 1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준비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9월 발족해 현재 377개 단체 및 7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기후위기 비상행동’ 정규석 공동위원장(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을 초청해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소개 받고,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이 나아갈 길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정 공동위원장은 “출범 당시만 해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는데 1년 사이 코로나19로 이제는 많은 국민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현실을 소개했다. 이어 구체적인 토론에 앞서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는 “사회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이 이미 활발히 전개되는 상황에서 뒤늦게 활동에 나선 데 대해 민망하면서도 지금이라도 교회가 문제를 인식하고 시작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모든 단체와 기관,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것과 동시에 기후 약자 및 피해자와의 연대,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기후 위기 관련 교육 강화 등의 방향을 제안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성서한국, 예수살기,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이상 가나다 순) 등이 참여하는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은 조직 구상 등을 마친 뒤 다음달 15일 발족한다.

기후난민 위한 ‘환경선교’도 관심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기후난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도 대두됐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정연진) 세미나에서는 ‘환경선교’가 주요 이슈였다. 11월 12일 서울 연지동 총회설립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후위기와 교회여성’ 세미나에서 이광섭 목사(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공동대표)는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환경선교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교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광섭 목사는 “이제 한국교회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선교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선교지가 기후 재난을 맞고 있어, 생태신학의 눈으로 선교지를 바라보며 선교의 새로운 방안을 찾아낼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물 부족, 흉작, 해수면 상승이 심해지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기후난민이 아프리카 지역 8600만 명을 비롯해 전 세계에 1억43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목사는 “특히 아프리카의 빈곤, 질병, 사회적 갈등 등 주요 현안은 거의 기후위기와 연관되어 있다”면서 “이제 한국교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몽골 은총의 숲’ 조성처럼 기후위기를 염두에 둔 선교 방식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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