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역사 다큐멘터리, 헌신적 교단 섬김 발자취 담았다


제105회 총회에서 상영된 역사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제105회 총회에서 상영된 역사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회무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미처 저녁식사도 못한 총대들의 귀가시간은 더 늦추어졌다.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되는 제105회 총회가 보여줄 게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딱딱한 회무 진행 모습을 보여주던 화면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기 시작했다.

박형룡 김윤찬 명신홍 백남조 이영수 정규오 등등. 총회 현장에 앉아있는 누군가에게는 스승, 누군가에게는 선배,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전설로 기억되는 여러 이름들이 하나씩 화면에 불려나왔다. 러닝타임 55분에 이르는 총회역사다큐멘터리는 이렇게 총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까지 잠시도 놓아주지 않았다.

“특히 교단의 심장과 같은 신학교가 임시 교사로 내몰린 상태에서 감동적인 섬김의 모습을 보여준 선배들의 모습은 다큐멘터리의 불꽃이 되었습니다. 신학교를 세울 수 있다면 어떤 오해도 감내하겠다는 김윤찬 목사의 용기, 이에 동참한 13인 실업인동지회의 헌신, 직장암으로 투병 중에 인공항문을 달고 미국 여러 곳을 다니며 모금활동을 한 명신홍 목사의 눈물 겨운 활약 등이 작품에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역사다큐멘터리 준비위원장 박창식 목사(전 총회역사위원장·대구 달서교회)는 코로나19로 한국교회가 참담한 상황을 맞고 있는 시대에, 지도자들이 역사를 통해 지혜를 배우고 함께 기도하는 것이 현안을 토의하는 것만큼이 중요하다는 인식 속에서 다큐 제작에 임했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1959년 이후 총회를 이끌었던 선진들의 신앙과 헌신에 초점을 두었다는 설명이다.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사들은 이와 같은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고, 공감과 교훈 등 소기의 성과들을 끌어내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다큐 제작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대고, 직접 작품에 출연하기도 한 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백남조 장로의 희생에 주목했다. 부산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며, 양철집에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총신을 위해 1만 8천 평의 땅을 매입하여 기증한 후 경제적 고초까지 겪었던 그의 삶을 두고 소 목사는 “우리 총신과 교단 역사에 불멸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김관선 목사(기독신문 주필·서울 산정현교회)도 감상평을 통해 “개혁신학을 지키기 위해 공헌한 선배들의 발자취를 되새겨보며 ‘결국은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면서 “하나님께서 탁월한 식견과 혜안을 지닌 인물들을 세우셔서 교단을 발전시켜오셨고, 또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일으키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큐에 대한 반응이 온통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상영 이전부터 특정 인물이나 세력에 대한 과도한 미화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냐하는 우려들이 있었다. 물론 실제 관람을 통해 이 같은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편한 시선을 보이는 반응도 일부에서는 나타났다. 특히 공과에 대한 평가가 교차하는 인물들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제작진도 관람자들도 긴장하며 지켜보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총회역사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프리젠터들. 사진 오른쪽부터 이인수 감독, 준비위원장 박창식 목사, 증경총회장 홍정이 목사, 한국교회역사자료박물관장 장영학 목사.
총회역사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프리젠터들. 사진 오른쪽부터 이인수 감독, 준비위원장 박창식 목사, 증경총회장 홍정이 목사, 한국교회역사자료박물관장 장영학 목사.

이 부분에 대해 박창식 목사는 “항간에 회자되는 ‘정규오 목사를 신학으로, 반면에 이영수 목사를 정치로 보는 대립구도’를 극복하기 위해 균형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두 분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끈을 박형룡 박사에게서부터 이어진 개혁주의 신학의 동질성에서 찾았고, 이것이야말로 이번 다큐 제작과정에서 확인한 가장 큰 수확”이라고 부연했다.

박형룡 박사의 역사적 위상과 비중에 대한 새삼스러운 평가에는 연출자로서 이번 작품에 참여한 이인수 감독도 진심으로 동의한다. 그는 올해 3월부터 반년 간에 걸쳐 다큐 제작에 몰두하면서 박형룡이라는 인물을 통해 자유주의와 보수신학, 합동과 통합, WCC 논쟁 등 평신도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난제들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증경총회장 김윤찬 이성택 목사 등을 배출한 서울 평안교회 출신이다.

“다큐멘터리 전문PD로서 그 동안 150편이 넘는 작품들을 연출해왔는데 이번 제작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특히 신앙적으로 어느 때보다 깊은 의미와 은혜를 느꼈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교단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교사 내한과 조선독노회 설립 등 훨씬 더 앞의 시기부터 탐구하는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이인수 감독의 이야기처럼 어쩌면 이번 다큐는 새로운 시작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더욱 포괄적으로 각 시대와 인물들을 끌어안으며, 교단의 정체성과 위상을 지도자들 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는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한편 이번에 제작한 총회역사 다큐멘터리는 총회산하 전국교회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ad Previous

보고서 : IR로 향하는 Eagles LT Jason Peters

Read Next

스포츠한국:’전참시’ 지현우, “집에 침대와 TV도 없다” 초검소 라이프

Don`t copy text!